인공지능(AI)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하는 리벨리온이 카카오벤처스와 신한캐피탈로부터 총 2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유투자, 서울대학교기술지주, 엔젤넷 등에서도 최근 투자금을 받았다. 이번 투자 유치로 리벨리온은 시드 단계에서만 55억원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리벨리온은 AI 반도체 전문가들이 차린 기업이다. 미국 모건스탠리에서 부사장급 퀀트 개발자로 일한 박성현 대표가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박 대표는 매사추세츠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인텔과 스페이스X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IBM TJ 왓슨에서 리드 개발자로 일한 오진욱 박사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합류했다. 오 CTO는 IBM TJ 왓슨에서 AI 반도체 설계팀 창립 멤버로 7년 동안 근무했다. 김효은 전 루닛 최고제품책임자(CPO)가 리벨리온의 CPO로 합류했다.
이밖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서 15년 이상 일한 개발자들과 서울대, 포항공대에서 AI 관련 연구로 박사과정을 마친 연구자들이 리벨리온에 모였다. 총 11명의 리벨리온 임직원 중 박사학위를 가진 직원은 8명에 달한다.
AI 반도체 칩은 AI 모델 학습과 모델을 통한 추론에 최적화된 시스템 반도체다. 기존 그래픽프로세서(GPU)에 비해 학습 및 추론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AI 반도체에는 범용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리벨리온이 설계한 반도체는 이 문제를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벨리온은 내년 상반기 중 AI 반도체 시제품 설계를 마치고 제조에 돌입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AI 반도체 시대에서 한국이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리벨리온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기준 카카오벤처스 부사장은 “(리벨리온은) 최고 경력의 전문가들이 모인 팀”이라며 “AI 반도체 경쟁에서 빠른 속도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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