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4위’ 다닐 메드베데프(24·러시아)가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시즌 최종전이자 ‘왕중왕전’인 파이널스에서 세계 랭킹 1~3위를 잇따라 격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메드베데프는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오투아레나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세계 랭킹 3위)을 2-1(4-6, 7-6<7-2>, 6-4)로 눌렀다.
이 대회는 단식 세계 랭킹 상위 8명만 출전하는 ‘별들의 전쟁터’다. 선수들은 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인 뒤 4강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정한다. 조별리그에서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2-0(6-3, 6-3)으로 꺾은 메드베데프는 4강에서 2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을 2-1(3-6, 7-6<7-4>, 6-3)로 물리쳤고, 최종일엔 3위 랭커 팀마저 돌려세웠다.
이 대회에서 세계 랭킹 1~3위 선수를 모두 꺾고 우승한 것은 올해 메드베데프가 처음이다. 그는 우승 상금으로 156만4000달러(약 17억5000만원)를 거머쥐었다. 메드베데프는 “정말 대단한 경기였고, 최고의 승리 중 하나”라며 “2시간42분, 3세트 동안 엄청난 선수와 대결을 펼쳐 승리했다”고 밝혔다.
2014년 프로에 데뷔한 메드베데프는 198㎝의 장신에서 뿜어져나오는 강서브를 주무기로 삼고 있다. 1996년생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세계 테니스계를 지배했던 조코비치, 나달, 로저 페더러(스위스) 등 ‘빅3’ 시대를 저물게 할 ‘차세대 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아직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다는 게 약점.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지난해 US오픈 준우승이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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