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용 의약품 업체인 우진비앤지가 지난해 인수한 오에스피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애완동물 사료업체인 오에스피는 올 들어 3분기까지 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모회사 우진비앤지의 적자 폭을 줄이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추진 중인 오에스피 기업공개(IPO)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비상장사인 오에스피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18억원과 영업이익 30억원을 올렸다. 순이익은 35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49억원, 순이익은 22억원이었다.
오에스피는 애완동물 사료 브랜드를 가진 기업의 의뢰를 받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사료를 납품하는 회사다. 우진비앤지 관계자는 “오에스피가 우진에 인수된 뒤 효율적인 경영 시스템을 도입하고, 유통 구조를 개선하면서 수익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오에스피 지분을 62.2% 보유한 우진비앤지도 연결 실적 개선 효과를 거뒀다. 코스닥 상장사인 우진비앤지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연결 매출은 326억, 영업이익은 11억원이었다.
반면 오에스피 연결 효과를 제외한 별도 재무제표 기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221억원과 -12억원에 그쳤다. 거금을 들여 오에스피를 인수했지만 그만큼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우진비앤지는 작년 9월 오에스피를 인수했다. 처음엔 지분 100%를 225억원에 사려고 했다. 하지만 최대주주였던 김태준 전 오에스피 대표가 주식 일부를 계속 갖고 있기로 하면서 우진비앤지가 지분 66.2%를 140억원에 양수했다.
주당 매입 가격은 28만1250원이다. 김 전 대표는 보유 지분 60% 가운데 22.2%를 넘기고 50억원을 받았다. 김 전 대표의 가족도 각각 20%씩 갖고 있던 주식을 넘기고 45억원씩 받았다.
오에피스는 내년 하반기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주관사로 대신증권과 SK증권을 선정했다. 상장에 성공한다면 국내 펫푸드 업체로는 최초다.
오에스피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우진비앤지에 인수될 때의 기업 가치(225억원)보다 높은 가격으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우진비앤지가 지불한 주당 28만1250원은 올해 연환산 주당 순이익(5만7728원)의 4.9배다. 주가수익비율(PER)이 4.9배라는 뜻으로, 지난해 주당 순이익(2만7968원) 기준 10배에서 낮아졌다.
우진비앤지도 오에스피 상장에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강재구 우진비앤지 대표는 지난 2일 대표직을 사임하고 오에스피 상장 작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는 우진비앤지 지분 14.4%를 가진 최대주주로, 현재 오에스피 대표를 맡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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