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제행사 온 손님 광주·강원 관광명소로 모시자" 마케팅 동맹

입력 2020-11-24 15:21   수정 2020-11-25 02:24


서울특별시와 광주광역시, 강원도가 ‘플러스 시티즈(Plus Cities)’ 파트너십을 맺고 도시 마케팅 협업에 나선다.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협력과 상생 기반의 도시 마케팅 연합전선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서울과 부산 등 특정 도시에 집중된 관광·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허브(hub)로서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

플러스 시티즈 파트너십은 2019년 서울시의 주도로 마이스 유치를 위한 과당경쟁을 막고 상생협력하자는 취지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연간 600건이 넘는 국제회의가 열리는 서울에서 마이스 참가자들에게 다른 지역의 특색있는 관광 콘텐츠를 결합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했다. 마이스 분야에서 서울과 지방 도시와의 협업은 플러스 시티즈가 처음이다.

지난해 파트너십을 맺은 서울과 강원, 광주는 올해 플러스 시티즈를 공식적인 공동 도시 마케팅 브랜드로 정했다. 외국인 참가 규모(20~50명 이상)에 따라 숙박, 차량, 관광, 기념품 등 기본·특별 지원 프로그램도 공동 개발했다. 올해 서울과 강원은 플러스 시티즈를 통해 총 12건 행사, 5792명의 마이스 관광객을 지원했다.


김규룡 서울시 관광정책과장은 “국제행사와 단체 유치를 위한 공동 마케팅 외에 각 지역에서 유치한 행사도 시너지 효과를 키우기 위해 플러스 시티즈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장 선점을 위한 ‘버추얼 팸투어’ 등 새로운 시도에도 나서고 있다. 세 도시는 지난 9월 서울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국제협회연합(UIA) 아시아·태평양총회에서 두 가지 콘셉트의 온라인 가상 팸투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360도 가상현실(VR) 촬영기법을 이용한 1인칭 시점의 6~7분짜리 영상에는 서울 노들섬과 둔화문국악당, 서울스카이 외에 강원 용평리조트와 발왕산 케이블카, 강릉컬링센터 컬링체험, 광주 전통문화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이 소개됐다.


이달 초 하이브리드 형태로 열린 제59회 국제컨벤션협회(ICCA) 연례총회에서도 92개국 1200여 개 협회 회원을 대상으로 플러스 시티즈 프로그램과 브랜드 홍보를 진행했다. 정정숙 광주광역시관광재단 관광진흥팀장은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마케팅에 제약이 따르는 상황에서 해외에 있는 잠재 고객들에게 광주의 마이스 인프라와 팀빌딩 프로그램을 알리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플러스 시티즈가 마이스 목적지(개최지)로서 광주, 강원 등 지방 도시를 알리는 홍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회의 도시 타이틀을 놓고 세계 1~2위를 다투는 서울의 후광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서병로 건국대 교수(글로벌 마이스연계 전공)는 “플러스 시티즈 프로그램은 서울이 그동안 축적한 글로벌 마이스 도시로서 이미지와 인지도를 다른 도시들과 공유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마케팅 시도”라며 “도시 간 경쟁을 통해 성장해 온 마이스산업이 플러스 시티즈를 통해 협력과 상생 기반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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