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전 의장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경제 정책과 나라 살림을 총괄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반등하는 등 시장이 환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휘청이고 있는 경제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인물이란 것이다. 재계에선 옐런이 재무장관 취임 후 현 제롬 파월 Fed 의장과 손발을 맞춰 강력한 경기 부양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정책과 관련, 2023년까지 제로(0)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정부의 추가 부양책이 시급하다고 역설해왔다.
그는 뉴욕 출신으로 브라운대를 수석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 조교수, Fed 이코노미스트, UC버클리 교수로 활동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때인 1997년 제18대 경제자문위원장을 맡아 공직에 발을 들였다. 2004~2010년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지낸 뒤 Fed 부의장을 거쳐 2014년 의장에 취임했다.
2018년 초 4년 임기를 마친 옐런은 연임을 희망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현 의장을 앉히면서 단임으로 물러났다. 옐런은 퇴임 후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특별 연구원으로 일하며 바이든 캠프에 경제 정책을 조언해왔다.
옐런은 자신의 임기 말이 돼서야 금융위기 이후 쉬지 않고 매입했던 4조달러 규모의 자산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이런 위기관리 경험은 바이든이 ‘코로나 비상시국’을 헤쳐나갈 적임자로 옐런을 지목한 배경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옐런은 공화당에서도 적지 않은 지지를 얻은 적이 있어 인준 통과는 물론 정책 집행 때도 이점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당적을 가진 옐런은 Fed 인사청문회 때 전문성을 인정받아 공화당 상원의원 중 5분의 1의 지지를 확보했다. 바이든은 최근 “당내 중도파와 진보파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재무장관을 선택하겠다”고 공언했다.
옐런은 또 금융감독 강화와 소득 불평등 완화, 탄소세 도입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은행 규제를 강화한 도드-프랭크법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의견을 수차례 밝힌 적이 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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