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계열 벤처캐피털(VC)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친환경 제조업 투자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상장한 센코부터 내년 초 상장을 앞두고 있는 삼영에스앤씨까지 한동안 국내 벤처투자자의 외면을 받았던 제조업 벤처투자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결과다.
24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최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센코 일부 지분 매각을 통해 27억원 가량을 회수했다. 남아있는 지분 8.5%의 가치는 현재 주가 기준으로 150억원에 육박한다. 2016년 투자한 원금(25억원)을 일부 지분 매각만으로 회수하고, 투자 4년만에 원금의 8배 이상의 평가 이익을 낸 셈이다.
센코는 2004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전기화학식 가스 센서 업체다. 전기화학식 가스 센서 기술을 바탕으로 유해가스나 악취 등을 검출하는 다양한 센서기기를 만든다. 전기화학식 센서는 전력 소모가 없어 수소차 및 수소 생산시설 등에 적용된다. 이 같은 점이 시장에서 주목 받아 '친환경주'로 떠오르기도 했다.
센코와 같은 해 10억원을 투자한 온습도 및 미세먼지 센서 제조업체 삼영에스앤씨 역시 내년 1분기 상장을 앞두고 있다. 2018년 15억원을 투자해 이듬해 상장한 나노 신소재 개발업체 나노브릭 역시 지분을 전량 보유 중이다. 각각 투자 원금 대비 수배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20억원을 투자한 배터리 진단 전문업체 민테크 역시 미래에셋이 기대하는 기업이다. 민테크는 배터리를 다시 쓸 수 있는지, 없는지 판별하는 진단하는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업체로 평가 받는다.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 전기차로 옮겨가면서 관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게 미래에셋벤처투자가 민테크에 투자한 이유다.
친환경 제조업 분야는 2000년대 이후 벤처투자업계에서 외면 받아왔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선두 경쟁업체가 존재할 뿐 아니라 국내선 대기업 하청 구조를 벗어나기 힘든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국산화가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고, 소부장 특례상장 등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정부가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그린 뉴딜' 역시 친환경 제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최근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전체 포트폴리오의 20% 이하에 그치는 제조업 벤처기업 투자 비중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올해 초 1000억원 규모로 결성한 넥스트코리아펀드와 최근 결성을 완료한 750억원 규모 혁신성장펀드를 통해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채정훈 미래에셋벤처투자 본부장(상무)는 "오랜 제조벤처투자의 암흑기를 견디고 살아남은 기업들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성장성과 친환경성을 갖춘 유망주들을 발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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