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감자빵 우리 지역과"…SPC '상생빵' 러브콜 쇄도

입력 2020-11-24 17:27   수정 2020-11-25 02:03

2007년 경북 영천의 한 농가는 크기가 골프공만 한 미니 사과를 재배했다. 미니 사과는 당도가 높았지만 소비자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불량 사과’ 취급을 받았다. 2012년 SPC그룹(회장 허영인·사진)이 파리바게뜨 케이크 장식으로 이 사과를 썼다. 이후 미니 사과는 각종 디저트의 재료는 물론 1인 가구에서 환영받는 사과 품종으로 자리잡았다. 영천 농가들은 미니 사과로만 연평균 8000만원의 수익을 올리기 시작했다.

영천 미니 사과는 SPC그룹의 대표적인 농가 상생 사례로 꼽힌다. SPC그룹은 2008년부터 지역 농가와 산지 직거래에 나섰다. 올해는 강원 평창군 감자에 이어 제주 구좌읍 당근을 대량 수매했다. 확보한 농산물은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파스쿠찌 등 SPC그룹 외식업체의 다양한 제품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 9월 파리바게뜨는 평창군 감자 100t 이상을 수매하고, ‘강원도 알감자빵’ ‘통감자 치즈빵’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놨다. 통감자 치즈빵은 한 달 만에 200만 개가 팔렸다. 비슷한 시기 배스킨라빈스는 치즈 아이스크림에 바삭한 감자볼을 얹은 ‘미찐 감자’를 출시했고, 파스쿠찌는 ‘치즈 품은 옥감자 라떼’ ‘스파이시 감자 포카챠’ 등을 선보였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그릴리아와 베라는 평창 감자를 활용한 피자를 출시했다.

이달 들어서는 수확기를 맞은 구좌 당근을 대량 수매해 당근 농가 지원에 나섰다. ‘제주 구좌 당근 케이크’ ‘제주 당근 산도롱 샌드’ ‘제주 당근 멘도롱 머핀’ ‘당근 착즙 주스’ 등을 전국 3400여 개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선보이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학교 등 단체급식 판로가 막힌 전국 농가들은 SPC그룹의 대량 구매 덕분에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우리 농산물을 활용하는 것은 소비자에게는 양질의 제품을, 농가에는 안정된 판로를 제공하는 방안”이라며 “제주 당근에 이어 제주 양배추를 활용한 제품 개발에도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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