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직접 라이브방송 모델…아이디어 샘솟는 '카카오 문화'

입력 2020-11-25 15:46   수정 2020-11-26 10:06

“우리 크루(카카오 직원) 분 모셔서 어떤 게 맛있는지 여쭤볼게요. 카쇼라(카카오쇼핑라이브) 포장마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지난 23일 카카오쇼핑라이브의 청정원 가정간편식(HMR) 판매 방송. 제품을 한창 소개하던 쇼호스트와 개그맨 이수지 씨 옆에 검은 옷을 입은 젊은 남성이 등장했다. 카카오커머스 인사팀 A씨였다.

황태튀김과 껍데기 등 제품을 먹어본 A씨는 “평소에 매운 것을 전혀 못 먹는데 이 제품들은 맵지 않아 먹기 좋다”고 평가했다. “퇴근하고 맥주를 마시는 게 낙인데 황태튀김이 맥주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진실의 미간(맛있는 것을 먹을 때 미간을 찌푸리는 것)’도 보여줬다.
직원이 라방 출연…소비자 입장서 평가
카카오커머스에서 추구하는 첫 번째 가치는 자기 주도성이다. 카카오커머스 직원 개인이 회사의 주체로서 자기 주도적으로 일해야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는 철학이다. 카카오커머스는 직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제한 없이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도 마련하고 있다.

직원들이 카카오쇼핑라이브에 직접 출연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직원들은 지난 5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방송에 등장했다. 직군에는 제한이 없다. 인사팀 직원이 식품 방송에 등장하고, 총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롱패딩 방송에 출연해 직접 패딩을 입어보기도 한다.

카카오커머스 관계자는 “제품을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 라이브 방송에 출연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잘할 만한 직원들을 서로 사내에서 추천해 뽑는다”고 설명했다.
사내 게시판에서 탄생한 혁신 아이디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제도도 있다. 사내 홈페이지에는 직원들이 신사업을 제안하는 ‘커머스의 혁신’이라는 페이지가 있다. 직군이나 연차에 상관없이 누구나 아이디어를 올릴 수 있다. 카카오 캐릭터를 활용한 자체브랜드(PB) 식품 사업, 반려동물을 위한 정기배송 서비스 등 새로운 사업에 대한 제안이 수시로 올라온다. 이 제안들은 대표부터 직원까지 모두 볼 수 있도록 공개돼 있다.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서 확산되기 시작했을 때 ‘커머스의 혁신’ 페이지에는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서비스 아이디어를 모은다는 글이 올라왔다. 직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담긴 댓글이 10여 개 달렸고, 담당 직원들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기부 행사를 만들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올라온 구호물품을 소비자가 결제하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하는 ‘기부에 동참해주세요’ 행사였다.

카카오커머스 관계자는 “직원들끼리 대화할 때도 좋은 의견이 나오면 서비스에 반영하는 등 작은 아이디어도 놓치지 않는다”며 “직군, 연차와 관련 없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기 때문에 혁신적인 서비스가 탄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몰입 잘될 때 일해라”
자율성을 보장하는 근무제도도 자기 주도적인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카카오커머스가 운영하는 ‘완전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직원이 스스로 자신의 업무 시간을 설정하는 제도다. 사람마다 몰입이 잘 되는 시간이 다를 수 있다는 데서 착안했다. 매일 8시간 일하지 않고, 월요일에 10시간 일한 뒤 금요일에 2시간 일을 덜 해도 된다. 주 초반에 근무를 많이 한 뒤 금요일 오후에 퇴근해 여가를 즐길 수도 있다.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는 제도도 마련했다. 카카오커머스를 비롯한 카카오 계열사에는 안식휴가 제도가 있다. 3년간 일한 직원에게 30일의 유급휴가를 주는 제도다. 6년간 일한 뒤 한 번에 60일의 휴가를 갈 수도 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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