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대 산유 '골드피시'부터 앤디 워홀까지 그림 세일

입력 2020-11-25 17:38   수정 2020-11-26 02:56


중국 근대 미술의 선구자 산유(1895~1966)는 대상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자신의 감정과 해석으로 풀어냈다. 흰색, 분홍, 노랑, 검정 등으로 비교적 단조롭게 사물을 표현했다. 산유의 정물화 걸작 ‘골드피시(Goldfish)’가 다음달 2일 저녁 열리는 크리스티 홍콩의 하반기 경매에서 새 주인을 찾는다.

1930~1940년대 작품인 ‘골드피시’는 행운과 번영의 상징인 금붕어 8마리를 묘사한 것인데, 물고기가 화폭의 중심을 차지한 산유의 유일한 작품이다. 단조로우면서도 세련된 색의 사용, 공간을 다루는 능숙한 솜씨 등 산유의 아방가르드한 특성이 잘 드러나 있다는 평가다.

지난 7월 열린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그의 ‘푸른 화분의 흰 국화’는 추정가(6000만~8000만홍콩달러)를 훨씬 뛰어넘는 1억9162만홍콩달러(약 297억원)에 낙찰돼 산유의 정물화 부문 최고 낙찰가를 경신했다. 골드피시가 어떤 기록을 세울지 주목된다. 크리스티 홍콩은 이런 점을 감안해 이날 이브닝 경매 후 골드피시만의 단독 경매를 진행한다.


다음달 2~3일 열리는 크리스티 홍콩의 이번 하반기 경매에는 산유의 골드피시를 포함해 중국 근대미술의 거장 자오 우키, 요시토모 나라, 구사마 야요이, 앤디 워홀 등 세계적인 거장과 동시대 미술시장이 주목하는 작가 등의 작품 354점, 11억홍콩달러어치(약 1600억원, 낮은 추정가 기준)가 출품된다. 2일 오후부터 근현대 및 동시대 미술 이브닝 경매, 산유의 골드피시 단독 경매, 홍콩과 뉴욕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생중계하는 ‘20세기: 홍콩에서 뉴욕’ 경매 등이 이어지고, 3일에는 근현대 및 동시대 미술이 오전·오후 세션으로 나눠 펼쳐진다.

근현대 및 동시대 미술 경매에는 팝아트와 추상미술의 걸작과 현재 미술시장이 주목하는 젊은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이 대거 출품된다. 이우환 이성자 박래현 양혜규 등 한국 현대미술 대표 작가들의 작품 7점을 비롯해 세계 미술계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동서양 작가의 작품 330여 점을 선보인다.

근현대 및 동시대 미술 출품작 중 최고가 작품은 중국 근대미술 거장 자오우키(1920~2013)가 1982년 작업한 세폭화 ‘15.01.82-Triptyque’로 추정가는 7000만~1억2000만홍콩달러(약 100억~173억원)다. 자오 우키가 평생 그린 세폭화 20점 가운데 그동안 경매에 나온 것은 4점뿐이다. 원초적인 힘과 자연의 장엄함을 세 폭에 담은 ‘15.01.82-Triptyque’는 1982년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기념비적인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그린 것으로, 세계 컬렉터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성자 화백의 초기 추상회화 ‘빨간 양귀비를 위하여’(약 5억~6억5000만원), 이우환 화백의 200호 대작 ‘Dialogue(대화)’(약 3억6000만~5억원)를 비롯해 김환기의 푸른색 과슈 작품 등도 경매에 나온다.

2일 저녁 산유의 골드피시 단독경매 후 이어지는 ‘20세기: 홍콩에서 뉴욕’은 홍콩에서 시작해 뉴욕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릴레이 화상 경매다. 유튜브로 생중계된다. 전후 현대 및 동시대미술, 인상주의, 근현대미술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걸작들을 엄선해 내놓는다.

홍콩 세션에서는 요시토모 나라, 니콜라스 파티, 구사마 야요이, 앤디 워홀 등의 작품 18점을, 뉴욕에서는 파블로 피카소, 알렉산더 칼더, 클로드 모네 등의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구사마 야요이의 호박 작품 ‘A-PUMPKIN-SPW’(약 13억~22억원), 높이 2m를 넘는 요시토모 나라의 대작 ‘Agent Orange(In the Milky Lake)’(약 72억~100억원), 앤디 워홀의 돈에 대한 집착과 욕망을 담은 1981년작 ‘Dollar Sign’(약 66억~95억원) 등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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