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OO경제가 온다"…증권사들 키워드로 본 2021 경제

입력 2020-11-25 17:28   수정 2020-11-26 02:37


11월은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가장 바쁜 시기다. 이듬해 전망을 담은 리포트를 내놔야 하기 때문이다. 리포트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코스피지수다. 주가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가 핵심이자 결론이었다.

올해는 좀 달라졌다.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등장했다. 증권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바꿀 세상을 각자의 언어로 채워넣었다. ‘OO경제’ ‘OO 자본주의’ 등이다. 증권사들은 이 빈 칸을 어떤 단어들로 채웠을까.
패러다임의 전환, 양극화도 딸려와
하이투자증권은 2021년을 ‘전환경제’로 규정했다. 네 가지가 전환점을 맞는다고 했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중국 정부가 내수 부양과 기술 독립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미·중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이 바뀌고, 탈(脫)탄소로 에너지 패러다임이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급격한 전환은 양극화를 동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현 연구원은 “변화된 패러다임에 적응하지 못한 업종이 소외되는 등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은 경기 회복 국면에서 성장의 발목을 잡는 부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1932년 나온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를 보고서에 끌어왔다. 이 소설은 과학이 급격히 진보하는 과정 속에서 과학 만능주의가 대두되고 인간성은 사라지는 현상을 그린 작품이다. 기술 발전이 양극화를 해결해주기는커녕 오히려 심화시키는 점을 ‘멋진 신세계’에 빗대어 표현했다.

모두가 좋아진다…‘순환’
코스피지수는 2600포인트를 넘겼고 다우지수는 30,000을 돌파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30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JP모간,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S&P500 전망치를 계속 상향 조정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순환적 회복을 예상했다. 정부가 재정정책을 펼치며 교역이 확대되면 선진국, 대형 기술주뿐만 아니라 신흥국, 경기민감주까지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수요 증가가 신흥국 수출 확대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경기는 동반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순환에 ‘확산’이라는 키워드를 덧붙였다. 주도주가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비대면주에서 컨택트로 바뀌는 순환에 더해져 주가가 상승하는 기업 자체가 많아질 것(확산)이란 얘기다.

NH투자증권은 순환경제를 다른 의미로 전달했다. 코로나19로 기후변화, 폐기물 등 환경문제가 대두되자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재화의 흐름을 순환이라고 표현했다. NH투자증권은 재화의 흐름이 생산→소비→폐기에서 생산→소비→관리→재생의 ‘순환형’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ESG 투자는 메가트렌드
새로운 자본주의의 등장을 거론한 곳도 있다. KB증권은 ‘공공자본주의’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자금의 공급자가 민간(주주)에서 정부(중앙은행)로 변한다는 의미다. 역사적으로 세계대전, 대공황 등 거대한 충격 이후에는 공공부문의 역할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공공성이 중시되는 공공자본주의의 등장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의 본격적인 시작을 의미한다”며 “ESG는 유행을 넘어선 메가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도덕적 자본주의’라는 개념을 들고 나왔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SNS와 개인미디어 등을 통해 대중이 세력화되고 있다”며 “이익만을 추구하다가 평판을 잃으면 기업의 생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자본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작년 8월 JP모간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애플의 팀 쿡 등 미국의 주요 기업 대표이사(CEO)들은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을 통해 기업의 목적에서 주주가치 극대화를 삭제하는 대신 기업이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하고 단기 이익보다 장기 이윤 창출을 추구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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