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사가 4개월간 진통 끝에 2020년 임금·단체협약 교섭안에 잠정 합의했다. 노조가 파업까지 벌여가며 추가로 손에 쥐게 된 돈은 1인당 180만원이다. 그러나 파업에 따른 1인당 임금 손실액이 약 150만원에 이르고, 생산 손실은 2만3000대에 달해 ‘모두가 패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GM 노사는 25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지난 7월 이후 24차례 교섭 끝에 마련한 합의안은 올해 기본급은 동결(호봉승급분 제외)하되, 성과급 300만원과 격려금 100만원 등 총 4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회사 측이 지난 10월 제시한 교섭안은 올해 220만원, 내년 330만원 등 총 55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었다. 매년 반복되는 교섭 장기화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2년치 교섭안을 함께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지난달 23일부터 잔업과 특근을 거부했다. 지난달 30일부터는 하루 4시간씩 부분 파업을 벌였다. 이날까지 파업 일수는 총 15일에 이른다.
회사 측은 이달 들어 지급 금액을 올해 350만원, 내년 450만원 등 총 800만원으로 인상했지만 노조는 이마저도 거부했다. 회사 측은 결국 2년치 교섭안을 포기하고, 올해만 4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올해 기준으로 애초 교섭안에 비해 180만원 인상한 셈이다.
노조는 파업을 대가로 1인당 180만원씩 더 받게 됐지만, 파업에 따른 임금 손실액이 150만원 안팎에 이른다는 점에서 ‘누구를 위한 파업이었냐’는 지적이 내부에서도 나온다. 생산 손실 대수 2만3000대는 한국GM의 한 달치 판매량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그 사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 고위 임원이 “노조 파업이 계속되면 더 이상 한국GM에 투자할 수 없다”며 한국 철수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번 파업으로 미국 본사의 신뢰를 잃은 것이 향후 가장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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