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항공사 5개사가 다음달부터 일부 항공편 승객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음성 판정을 확인할 수 있는 이른바 '코로나 면역 여권'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나이티드, 루프트한자, 버진애틀란틱, 스위스항공, 제트블루 등 5개 항공사는 승객들의 코로나19 음성 판정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건강 여권을 내달부터 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디지털 건강 여권은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한 디지털 인증서를 이용해 승객이 코로나19에 음성 반응을 보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컨대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음성’이라면 녹색으로, ‘양성’이라면 빨간색 등으로 표시되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방문 국가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요구할 경우 이를 증거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더 커먼스 프로젝트는 면역 여권을 앞으로 크루즈, 호텔 등에도 활용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FT는 전했다.
조안나 제라그티 제트블루 사장은 "신뢰할 수 있는 테스트 결과가 디지털 건강 여권과 결합되면 신뢰를 회복하면서 항공 여행을 안전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유럽 주요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면역 여권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이미 다양한 스타트업과 면역 여권 개발을 추진 중이다. 선두주자로는 옥스퍼드대 졸업생 세 명이 2012년 설립한 디지털 신분증(ID) 스타트업 온피도가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1억달러 규모의 투자금도 유치했다.
후세인 카사이 온피도 최고경영자(CEO)는 “면역 여권 부정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사진 ID를 스캔한 뒤 영상 형태의 실제 생체 이미지와 비교하는 기술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요티는 면역 여권을 사용할 때 다른 사람 코드를 도용하거나 허위 스크린샷을 이용하지 못하게 ‘1회용 QR 코드’와 ‘디지털 홀로그램’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요티는 영국 정부뿐만 아니라 여러 스포츠 구단, 항공사 등과도 코로나19 면역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ID 개발을 협의 중이다.
영국 맨체스터에 본사를 둔 VST엔터프라이즈는 ‘V-헬스 여권’이라는 건강 여권 시스템을 개발했다. 회사 측은 경쟁사 제품보다 더 먼 거리에서 여권을 스캔할 수 있어 ‘사회적 거리’를 효과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제라드 프랭클린 홍보담당은 “영국 정부와 (여권 개발과 관련해)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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