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의 주 원료는 소와 양, 염소의 젖이다. 원료와 제조 방법에 따라 치즈 종류는 2000가지를 넘는다. 그중 소비량이 많은 치즈 수만도 대략 500여 종.
치즈는 기원전 약 5000년께 우연히 발견됐다. 척박한 환경에서 살던 유목민들은 키우던 양과 염소 등의 우유를 동물 가죽이나 위주머니에 담아 장에 내다팔았다. 어느 날 한 상인이 우유를 잔에 따르려는데 우유의 윗부분이 덩어리진 채 말랑말랑해져 있었다. 낙타에 우유를 싣고 장에 가는 동안 뜨거운 사막의 열기가 우유를 응고시킨 것. 이것이 치즈의 기원이자, ‘커드’라고 불리는 덩어리다. 상한 줄 알고 내다 버리던 커드의 숨은 감칠맛이 알려지며 치즈가 탄생했다. 중세 시대에는 치즈가 비싸 부의 척도가 되기도 했다. 성직자에겐 월급 대신 치즈를 지급했다.
치즈는 크게 생치즈와 숙성치즈로 나뉜다. 생치즈는 숙성을 전혀 안 하거나 며칠만 숙성하는 프레시 치즈다. 일부 생치즈는 살짝 압착시켜 모양을 잡기도 하지만 대부분 생치즈는 커드 그 자체이므로 용기에 담아 둥근 형태로 판매한다.
프레시 치즈는 우유에 산을 첨가해 덩어리지는 단계에서 유청만 제거하고 숙성 단계를 거치지 않는다. 이 중 거친 입자를 가진 것을 코티지 치즈, 부드럽고 크림 상태인 것을 크림치즈라고 부른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프레시 치즈는 샐러드와 곁들여 먹는 리코타 치즈와 토마토와 함께 카프레제를 해 먹거나 열을 가해 죽 늘어지는 맛을 즐기는 모차렐라 치즈 등이다. 이탈리아의 마스카르포네, 그리스 페타, 대부분의 크림치즈가 여기에 속한다.
나머지는 모두 숙성치즈다. 숙성치즈는 프레시 치즈를 가열하거나 박테리아를 접종해 숙성시키는 과정에서 껍질이 생긴다. 이를 ‘라인드(rind)’라고 하는데 색에 따라 다섯 가지로 구분된다. ‘흰색 곰팡이 라인드’는 브리 치즈, 카망베르 치즈 등이 포함된다. 껍질이 얇아 먹을 수 있고 빨리 숙성시킨 치즈다. 숙성 기간이 길어질수록 진한 노란색이 된다. 디저트나 안주류와 함께 먹는다. ‘오렌지색 곰팡이 라인드’는 오렌지나 빨간색을 띤 치즈로 표면을 계속 닦아 마찰을 일으켜 라인드를 만든다. 미몰레트, 퐁레베크, 탈레지오, 림부르거 치즈 등이 여기 속한다. 부드럽고 촉촉한 치즈다. ‘자연 드라이 라인드’는 껍질이 두껍고 단단하다. 숙성할 때 끝부분의 치즈가 마르기 때문이다. 파르메산, 체더, 에멘탈 치즈 등이 포함된다. ‘오가닉 라인드’는 고트 치즈 등 숙성 기간이 끝난 치즈를 허브나 잎으로 싸서 만든다. 왁스, 비닐, 재, 촛농 등으로 껍질을 만든 ‘인공 라인드’ 치즈에는 에담 치즈, 고다(하우다) 치즈 등이 있다.
가열 압착 치즈는 1년에서 4년까지 장기 숙성기간을 거쳐 수분 함량이 매우 낮다. 잘 부스러지지만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스위스의 에멘탈, 이탈리아의 폰타나, 몬타시오 치즈 등이 여기에 속한다. 단백질과 칼슘 보충을 위한 산악인들의 겨울 식량에서 유래했다.
치즈는 잘 싸서 냉장고 아래 칸에 보관하고 먹기 1시간 전에 미리 꺼내두면 먹기 좋은 상태가 된다. 치즈 옆에 각설탕을 같이 넣어두면 습기를 빨아들여 더 오래 먹을 수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