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치솟는 공동주택용지…'추첨제 공급' 방식 바꾼다

입력 2020-11-26 17:41   수정 2020-11-27 03:16

3기 신도시를 비롯한 공공택지의 공동주택용지 공급 방식이 단순 추첨제에서 임대주택 공급 실적 등을 따지는 경쟁 방식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이 공공주택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페이퍼컴퍼니 등을 동원하는 ‘벌떼 입찰’이 사라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주택용지 공급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공공택지의 공동주택용지는 1984년부터 추첨제로 공급돼왔다. 경쟁 방식으로 공급하면 분양가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첨제는 페이퍼컴퍼니 등 계열사를 동원한 편법 입찰이 속출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건설사들의 공공주택용지 확보 경쟁은 치열하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지난 23일 추첨한 경기 고양장항 B1블록의 경쟁률은 올 들어 가장 높은 304 대 1을 기록했다. 강원 남원주역세권 A2블록과 울산다운2지구 B2블록의 경쟁률도 각각 277 대 1, 280 대 1에 달했다. LH 관계자는 “공동주택용지를 선점하려는 건설사들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수백 대 1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경쟁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공급 업체를 선정할 때 업체들이 제시한 임대주택 건설 계획, 이익 공유 정도 등을 평가한다는 구상이다. 내년 공공택지 내 공동주택용지의 36%를 이 같은 경쟁 방식으로 공급하고 2024년까지 전체의 60%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일정 비율의 임대주택 건설을 의무화하고 입주민 편의 제공, 단지 내 커뮤니티시설 등 사회적 기여 관련 계획을 평가해 높은 점수를 받은 업체에 택지를 공급하는 방식을 새로 마련한다. 우수한 공모 리츠(부동산투자회사)를 설립하는 업체를 택지 공급 대상자로 선정하는 방안도 도입된다. 공모 리츠는 토지, 주택 등을 매입하는 등 자산 운용으로 발생한 이익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추첨제 방식도 개선한다. 앞으로는 입찰에 참가하는 업체의 하자 판정 건수와 주민 만족도 등을 따지고, 친환경 설계 여부도 평가한다. 또 ‘11·19 부동산 대책’에서 제시된 매입약정·공공전세주택 사업 등에 참여한 업체가 입찰에 참여하면 가점을 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구체적인 요건은 연내 발표될 계획이다. 오성익 국토부 부동산개발정책 과장은 “경쟁 방식으로 공급하는 택지의 비율을 점차 늘리는 등 공공주택용지 공급 제도를 개선하면 주거 만족도도 함께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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