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외국인은 이들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을 지난 5년간 평균치와 비교해봤다. 빅7 중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한 모든 기업의 현재 PER이 5년치 평균보다 낮은 상태다. 그만큼 이익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의미다.
LG화학 주가는 사상 처음 80만원을 넘어섰다. 26일 3.55% 오른 81만6000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LG화학 주식을 매입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LG화학은 현재 PER 28배에 거래되고 있다. 그래도 지난 5년 평균인 30배보다는 낮다. 연초 이후 주가가 두 배 이상 올랐지만 이익이 빠르게 늘며 PER을 떨어뜨렸다.
LG화학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7% 증가한 2조5800억원으로 예상된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며 “지금도 경쟁사인 중국 CATL에 비해 주가 부담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삼성SDI도 마찬가지다. 지난 5년 평균 PER이 54배인 데 비해 지금은 38배 정도다. 내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8.4% 증가한 1조283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했다.
인터넷, 게임 기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네이버의 12개월 선행 PER은 33배. 지난 5년 평균인 39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현재 55배에 거래되고 있는 카카오도 과거 평균 PER은 78배에 달했다. 두 기업은 플랫폼 장악력을 기반으로 커머스 매출을 늘리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12개월 선행 주가매출비율(PSR)은 6.1배 수준”이라며 “다른 글로벌 플랫폼 기업에 비해 저평가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아마존은 12개월 선행 PER이 93배로, 네이버의 세 배에 거래되고 있다. 게임 기업인 엔씨소프트는 과거 5년 평균이 25배지만 지금은 18배다. 내년에는 ‘블레이드&소울2’ 등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어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 부문의 셀트리온도 주가 상승보다 실적 개선 속도가 더 빠르다. 셀트리온의 12개월 선행 PER은 60배로 높은 편이지만 지난 5년 평균 80배에 못 미친다.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각각 42%, 30% 증가할 전망이다.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매출을 반영하지 않아도 성장세가 뚜렷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BBIG 빅7 중 유일하게 PER이 낮아지지 않았다. 12개월 선행 PER 152배로, 지난 2년 평균인 131보다 높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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