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능 시험을 앞두고 친목모임, 다중이용시설 이용 등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감염병 확산세가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국민의 방역 협조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 부총리는 “부득이한 일이 아닌 한 식사약속이나 연말모임을 모두 취소해달라”며 “특히 20대 감염자가 전체 19%를 차지하고 있고, 무증상 감염자가 많아 젊은 층이 더욱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수험생들에게 학원·교습소·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수험생을 둔 가정에서는 가족 간 거리두기도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그는 “11월 들어 ‘가족 간 감염’이 확진자 학생 감염 사유의 70%를 차지한다”며 “남은 기간 가정 내에서도 가급적 거리두기를 실천해달라”고 했다.
교육부는 이날까지 발생한 확진자 수험생과 자가격리자 수험생은 각각 21명, 14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확진자 수험생을 위한 병상을 기존 대비 52석 늘려 172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자가격리자용 별도 시험실은 784실(3800여 명 규모)을 마련했다.
수능을 1주일 앞두고 전국 고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가운데 대형 재수종합학원들도 일제히 원격수업에 들어간다. 대성학원과 종로학원, 이투스교육 등은 이날까지 대면수업을 하고, 다음날인 27일부터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다만 중소형 학원은 상당수가 원격수업 전환을 마치지 못한 상태다. 한국학원총연합회에 따르면 협회 소속 수도권 학원 3만여 개 중 56%만 원격수업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수험생들은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능은 물론 수능 이후 치러지는 대학별 수시 논술·면접을 매개로 집단감염이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수능 1주일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진자 학생들이 급증해 교육당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코로나19 확진자 학생은 전날 대비 48명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20일 하루 40명의 학생이 확진된 후 가장 많다. 고3 수험생인 김모씨(19)는 “대부분 학교가 수능 다음주 논술고사를 치르는데 수만 명이 같은 장소에 모이게 돼 더욱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다음달 기말고사를 앞둔 대학가에서도 비대면 시험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세희 고려대 총학생회 중앙비상대책위원장은 “학교는 (시험) 대면 원칙을 비대면 원칙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상당히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교내에 발생한 상황에서 학교 측이 대면 시험을 치를 역량이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다수 학교는 “학생 의견을 수렴해 논의 중”이라며 아직까지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배태웅/김남영/최다은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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