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사장은 “단순히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경영 방침을 앞세워 LG전자를 세계 최고의 가전회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향해 매진했다. 송 사장 지휘로 LG전자가 새로 개척한 시장이 스타일러,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이다. 스팀가전의 성공은 LG전자 신가전 전략으로 이어졌다. 맥주 제조기 ‘홈브루’, 식물 재배기 등 전에 없던 가전을 잇달아 내놓았다.
LG전자는 2017년 영업이익 기준으로 미국 월풀을 제치고 전 세계 가전회사 중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3분기 누적 기준 매출로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2012년 러시아법인장으로 부임한 뒤 현지 시장 악조건 속에서도 LG전자를 러시아의 국민 브랜드로 키워내기도 했다.
내년 3월 말 회사를 떠나는 그는 “가장 애착이 가는 사업은 가전을 전자기기가 아니라 인테리어 관점에서 바라본 ‘오브제 컬렉션’”이라며 “공간가전의 완성 단계를 눈앞에 두고 회사를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 내부에선 송 사장의 ‘소통 리더십’도 세계 1위 가전회사로 키워낸 배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는 LG전자 창원 사업장 인근 대폿집에서 수시로 직원들과 어울렸다. 신입사원의 얘기까지 놓치지 않고 경청한 뒤 사내 제도와 사업에 반영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평생을 다녔으니 LG전자는 내 인생이나 다름없다”며 “후배들과 회사가 모두 잘되길 뒤에서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