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 오대양 사건, 자선사업가로 포장된 사이비 교주 박순자와 32명의 집단 자살 조명

입력 2020-11-27 00:38   수정 2020-11-27 00:39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사진=SBS)

'꼬꼬무'가 사회사업가로 위장한 사이비 교주가 몰고 온 비극인 오대양 집단 변사 사건을 다뤘다.

26일 밤 방송한 SBS 교양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는 오대양 용인 공장에서 32명이 변사체로 발견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엽기적인 사건을 조명했다.

이날 방송에서 장성규, 장도연, 장항준가 스토리텔러로 김진수, 이현이, 손준호가 리스터로 오대양 집단 변사 사건에 대해 들여다봤다. 1987년 8월, 대통령 표창까지 받으며 '자선사업가'로 불렸던 공예품 공장 박순자 사장이 자녀들, 공장 직원들, 운영하던 보육원 아이들까지 총 80여명이 사람들이 대전에서 사라져 4박 5일간 실종된 후 일부가 변사체로 발견된 사건이다.

박순자는 돈을 빌려준 사람들에게 30~40%이자를 3년 동안 주면서 채권자들과 신뢰를 쌓았고, 그렇게 매수한 사람들을 "함께 지내자"며 신도로 끌여들었다. 박씨가 운영하던 공예품 회사 오대양은 직원들 복지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한편, 부모 없는 아이들을 위한 최고급 보육 시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직원 자녀를 위한 학사를 무료로 지원하면서 '꿈의 직장'으로 불렸기에 교세를 확장하기에 더 좋았다. 이후 자신을 따르는 채권자이자 채무자인 신도들과 집단 시설에서 함께 생활하며 170억 원에 이르는 거액의 사채를 빌려썼다.

박순자의 오대양이 알려지게 된 건 큰 딸에게 돈을 줬던 부모가 딸에게 자신의 돈 융통을 위하여 받으러 가면서 오대양 신도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게 세상에 알려지면서였다. 이후, 박순자는 13명의 직원과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이후 갑자기 사라졌다.

박순자의 남편은 실종된 박순자와 세 아이를 찾았고, 80여 명이 갑자기 사라지자 용인의 공장으로 향했다. 박순자의 남편은 공장을 지키고 있던 장씨 아주머니를 추궁했지만 그녀는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 이후 닷새째 되던 날인 8월 29일 오후 1시, 식당 아주머니는 "공장에 찾으시는 분들이 있다"고 전했다.

공장의 천장 위 조그만 구멍사이로 박순자의 남편은 속옷만 입은 채 서까래에 목을 매 자살한 공장장 최씨를 발견했다. 또한 그 주위로 목이 졸린 흔적이 남은 총 31구의 시신이 있었다. 박순자 사장과 자녀 셋도 여기에 포함돼 있었다. 부검 검사 결과 독극물 등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사망 추정 시각은 박순자 남편이 식당 아주머니를 추궁하던 새벽이였고 천장 위는 얇은 석고보드로 되어 있어 방음도 쉽지 않았을 터, 아무런 소리도 없이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었던 것이였다.

경찰은 나무 판자 위로 스티로폼이 쌓인 천장 바닥을 조사하던 중 스티로폼 사이에 총 67조각으로 찢어진 쪽지를 발견했다. "절대로 입 닫아라 / 이미 의식 없으시다 / 네 시간 전부터 5명 정도 갔다 죽였다 / 오늘 중으로 거의 갈 것 같다 / 처음부터 계획하고 온 거다"라는 글이 담긴 충격적인 쪽지였다.

특히 "너만 이 깨물어라 / 성령 인도로 너만 버텨라"라는 구절이 경찰의 의혹을 자아냈고, 조사 끝에 주방 아주머니가 마지막 생존자였음이 밝혀졌다. 몇 번의 암투병 끝에 기도로 완치를 받았다는 박순자는 스스로 선택을 받았다 여긴 사이비 교주였고, 직원들은 모두 신도였다. 이 사건은 공예품회사 이름을 따 '오대양 집단 자살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대서특필됐다. 당시 더욱 충격인 것은 남아있었던 생존자들은 32명 안에 못 들어서 자괴감 내지 '들림' 받지 못해서 서운했다는 증언이였다.

이준현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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