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이틀째 500명대를 기록하면서 겨울철 '3차 대유행'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3차 유행은 1·2차 유행과 달리 일상 속 유행으로 확산하고 있어 거리 두기를 통한 감염 차단이 시급한 상황이다. 오는 12월3일로 예정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확산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방역 당국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이틀 연속 500명 이상 확진자가 나온 것은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3월 초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특정 집단이나 시설을 중심 고리로 발생했던 1·2차 유행과 달리 이번 3차 유행은 가족·지인간 모임, 직장, 학원, 사우나, 종교시설 등 다양한 일상적 공간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다. 확산도 수도권을 넘어 비수도권에서도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당분간 확산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날도 대구를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경남·충남과 부산·전북에서는 각각 30명대, 20명대의 환자가 발생했다. 정부와 감염병 전문가들은 지금의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하루 1000명 이상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달 들어 일별 신규 확진자 수는 124명→97명→75명→118명→125명→145명→89명→143명→126명→100명→146명→143명→191명→205명→208명→222명→230명→313명→343명→363명→386명→330명→271명→349명→382명→583명→569명 등으로 가파르게 늘고 있다.
신규 확진자 569명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525명, 해외유입이 44명이다. 최근 1주일(11월21일∼27일)간 상황만 보면 전체 신규 확진자는 하루 평균 410명꼴로 발생한 것이다. 이 가운데 지역발생 확진자는 382.7명으로, 전국 2.5단계 기준(400∼5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증가시)에 점점 다가서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나온 지역을 보면 서울 204명, 경기 112명, 인천 21명 등 337명이다. 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전날(402명)보다 65명 줄었지만, 300명대를 기록하며 전체 지역발생의 64.2%를 차지했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서울에서는 마포구의 홍대새교회 관련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 전날 낮까지 119명이 발생했고, 강서구 에어로빅 댄스교습 학원 관련 누적 확진자는 66명으로 늘었다. 이 밖에 △경기 연천군 군부대(누적 68명) △부산-울산 장구강습(53명) △진주시 단체연수(34명) △창원시 마산회원구 단란주점(14명) △군산시 지인모임(17명) 사례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전 세계적 유행 상황과 맞물려 증가하는 추세로, 지난 21일부터 1주간 일별로 25명→28명→16명→29명→19명→30명→44명으로 늘어났다.
확진자 가운데 31명은 공항이나 항만 입국 검역 과정에서 확인됐다. 나머지 13명은 경기(5명), 인천(4명), 강원·충북·전남·경남(각 1명) 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격리하던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1명 늘어 누적 516명이 됐다. 국내 평균 치명률은 1.57%다. 코로나19로 확진된 이후 상태가 위중하거나 악화한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1명 줄어 77명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수능 1주일을 앞두고 교육부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전국 입시 학원에 대한 특별 점검에 돌입했다. 교육부는 수능 특별 방역 기간(지난 19일부터 다음 달 3일) 학생들에게 학원·교습소의 등원을 자제하고 학원·교습소에도 대면 교습을 자제할 것을 강력 권고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20대 감염이 19%를 차지하고 있고, 무증상감염자도 많아서 걱정이 크다"며 "국민 모두가 수험생을 둔 학부모의 마음으로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모든 일상적인 친목활동을 잠시 멈춰달라"고 당부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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