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 기준으로 전국 576개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일반고 직업반 등 직업계고를 졸업한 8만9998명 중 27.7%인 2만4938명만이 취업했다. 졸업생 중 3만8215명이 진학해 취업자보다 1만3277명 많았다.
내년도 졸업자 취업률은 올해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주요 공기업은 올해 고졸 인력 채용을 지난해보다 크게 줄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고졸 인력 전형으로 2018년 124명, 2019년 134명을 채용했지만 올해는 3분기 기준으로 4명만 뽑았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졸 인력 전형으로 2018년 42명, 2019년 37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3분기 기준으로 8명만 신규 채용했다.
학생들은 “고졸 취업 시장이 얼어붙었다”고 토로한다. 직업계고 경영정보과에 재학 중인 신수연양(19)은 “학교로 들어오던 기업들의 취업 제안이 거의 없어 학생들이 잡코리아 등 구인구직 사이트를 직접 뒤지고 있다”며 “작년에는 전공자 중 60% 정도가 취업했지만 올해는 30%도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취업난에 대학 진학으로 발길을 돌리는 학생이 많아져 직업계고 설립 취지가 퇴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1월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특성화고 취업률을 2022년까지 60%로 올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최근 열린 ‘2020 인천 직업계고 온라인 취업 박람회’에서 주최 측이 학생 참여 목표치를 1000명으로 잡았지만 실제로는 200여 명밖에 참여하지 않았다. 행사를 주관한 인천지방중소벤처기업청 관계자는 “많은 학생이 취업 대신 진학을 택해 취업박람회 참여도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최서현 고졸일자리보장운동본부 실천단장은 “교육부가 대입과 관련된 코로나19 정책은 꾸준히 내고 있지만 고졸 일자리와 관련한 정책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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