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몬스터는 4년 전 홍성욱 위피크 대표(50·사진) 머릿속에서 출발했다. 그는 29일 “키덜트(키드+어덜트)’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땀도 흘리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었다”며 “키 140㎝ 이상이면 청소년부터 40대 어른까지 모두 즐길 수 있도록 시설과 프로그램을 짰다”고 했다. 스포츠 교육 업체를 운영해왔던 터라 프로그램 기획에는 자신이 있었다.
홍 대표의 바람처럼 스포츠몬스터는 시작과 함께 키덜트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4년 만에 고양점에 이어 중국에 2호점을 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고 있음에도 꾸준한 매출 증가로 지난 9월에는 경기 안성에도 파크를 열었다.
홍 대표는 “문화센터가 될 수도, 헬스장이 될 수도 있는 이곳에 어른들이 호기심을 나타냈다”며 “한 번 방문한 사람들이 또 찾아오기 시작했고 입에서 입으로 우리 회사 소문이 퍼졌다. 특별한 광고 없이도 사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던 배경”이라고 했다.
처음부터 탄탄대로였던 건 아니었다. 하남점은 예정했던 개장일 8개월 전까지도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이가 없었다. 그는 “사실상 스포츠몬스터 사업을 포기했었다”고 말했다.
당시 구원투수로 나선 이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다. 위피크의 사업 계획에 관심을 보였던 정 부회장은 흔쾌히 스포츠몬스터의 스타필드 입점을 받아들인 데 이어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직접 투자까지 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지금은 여러 대형 쇼핑몰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음에도 홍 대표는 “국내에선 가능하면 신세계의 스타필드와 함께하는 것을 우선으로 사업을 전개할 생각”이라며 웃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스포츠몬스터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단체 손님이 빠져나간 자리는 개인 손님들로 채워진다. 2016년 스포츠 전문 기업에는 꿈으로 여겨지는 ‘100억원’대 매출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엔 매출이 186억원까지 치솟았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뒤 내년에는 코로나19 창궐 전 계획했던 뉴욕 지점 등을 열어 빠르게 사업을 키워내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위피크는 이미 미국 4대 쇼핑몰 그룹인 웨스트필드 등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홍 대표는 전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위피크만의 고집스러운 고용문화도 계속 지켜나갈 계획이다. 스포츠몬스터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기에 직원들의 직업의식이 꼭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위피크는 직고용 직원은 물론 파견회사 인력도 근속 기간이 2년이 넘으면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는 “어려운 시국에 잘 버텨주고 있는 직원들과 함께 코로나19를 이겨낸 뒤 스포츠몬스터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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