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삼광빌라! 진기주가 진실의 소용돌이에 뛰어들었다. 뻔뻔한 외할머니 정재순부터 흑화 중인 한보름까지, 그녀 앞에 펼쳐진 가시밭길이 안방극장에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시청률은 29.4%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가구 기준)
지난 28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 21회에서 스스로 ‘유괴범’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쓴 엄마 이순정(전인화)의 무고함을 밝히기 위해 친엄마 김정원(황신혜)의 집으로 향한 이빛채운(진기주)은 첫날부터 강렬한 신고식을 치렀다. “저 여기 살러 왔습니다”라는 빛채운을 가슴 벅찬 눈물로 안아준 정원과는 달리, 그녀를 반기지 않는 외할머니 이춘석(정재순)과 분노로 가득 찬 정원의 양딸 장서아(한보름)가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잔뜩 벼르고 있었기 때문.
빛채운의 등장에 당황한 춘석은 일단, 죽은 ‘서연’이 갑자기 살아 돌아와 충격을 받은 듯 연기하기 시작했고, 친자 확인까지 마쳤다는 정원의 말을 듣고는 “천지신명님 감사합니다”라며 제 손으로 내다 버렸던 손녀를 소중히 끌어안았다. 수화기 너머 자신을 “박필홍(엄효섭) 그 더러운 인간의 씨”라고 표현했던 춘석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었던 빛채운은 “내 손녀. 내 핏줄. 어디서 어떻게 살았던 게야”라며 태연하게 묻는 춘석에게 “저 이순정씨 딸로 잘 크고 있는 거 알고 계셨잖아요”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당황한 춘석은 황급히 태세를 전환, 정원에게 “저런 천출은 있느니 만도 못한 핏줄”이라며 유전자 검사를 다시 해보라고 노발대발했다.
빛채운과 외할머니의 대화를 엿듣고, 춘석과 순정 사이에 숨겨진 비밀이 있다는 것을 눈치챈 서아는 그것을 이용해 빛채운을 내쫓아버리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곤 빛채운에게 앞으로의 생활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 예고하듯 “내 거 다 뺏으려고 작정했지?”라며 폭주하기 시작했다. 그녀만 나타나지 않았다면 우재희(이장우)와 연인 사이로 발전했을 것이라 착각하는 서아는 빛채운이 정원에게 버림받은 줄 알고 복수하기 위해 자신의 것을 모두 뺏으려 한다며 울분을 터트리다 결국 제 분에 못 이겨 기절했다. 상처로 얼룩진 서아의 미성숙한 분노도, 그로 인한 빛채운의 고통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서아를 뒤로하고 드디어 빛채운과 단둘이 마주하게 된 정원은 그토록 보고 싶었던 딸을 곁에 두고 마음껏 안아볼 수 있다는 생각에 울컥, 말을 잇지 못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걸로, 제일 예쁜 걸로 방을 꾸며주겠다며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원의 품에 안긴 빛채운은 키워준 엄마 순정과의 추억을 회상하고 있었다. 삼광빌라에 처음 이사와 엄마가 정성 들여 꾸며준 방을 구경하며 싱글벙글했던 행복한 기억이었다. 같은 시각, 순정은 아무도 없는 방에서 떠난 딸의 흔적을 쓰다듬고 있었다.
잘못한 것도 없이 죄인처럼 구는 순정과 치부를 들키고도 시치미 떼는 춘석이 빛채운의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가운데, 그녀의 마음을 달래는 유일한 사람은 다정한 남자친구 재희뿐이었다. 휘몰아치는 갈등 속에서도 늦은 밤 전화로 일상을 공유하고, 오랜만에 만나 애틋한 마음을 나누는 달달한 연인의 모습은 가뭄에 내린 단비처럼 시청자의 마음을 달콤하게 적셨다. 하지만 이 행복한 순간에도 빛채운은 재희와 사귀는 자신 때문에 점점 날카로워지는 서아와 갈등하는 두 딸 사이에서 입장이 난처해진 정원을 떠올리며, 어렴풋이 재희와의 이별을 예감하고 있었다.
한편, ‘구 우정후(정보석) 현 제임스’는 마침내 기억을 되찾을 조짐을 보였다. 조용필의 ‘고추잠자리’를 듣고, 오래전 첫사랑인 순정과 이야기 나눴던 기억을 떠올린 것. 여기에 전부인 정민재(진경)까지 등장하면서, 과거 ‘순정-정후-민재’의 삼각관계 구도가 완벽하게 재현됐다. 과연, 조각난 기억을 떠올리며 고통스럽게 머리를 감싸 쥔 정후는 기억을 온전히 되찾을 수 있을까. ‘오! 삼광빌라!’ 22회는 오늘(29일) 일요일 저녁 7시 55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
신지원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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