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1809건)이 아파트(1725건)를 앞지르고 있다. 신고기한이 남은 상태지만, 이러한 추세를 유지하게 되면 서울에서는 3개월 연속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를 웃돌게 된다.
지난 10월 구별로는 거래량을 살펴보면 외곽지역에서 매매가 많았다. 은평구(482건·10.5%), 강서구(420건·9.2%), 양천구(364건·7.9%), 강북구(360건·7.8%), 강동구(261건·5.7%), 중랑구(235건·5.1%), 송파구(232건·5.1%) 등의 순이었다.
다세대·연립주택 매매는 1∼5월 5000건을 밑돌다가 20∼30세대의 '패닉바잉'(공황구매)이 거셌던 7월에는 7287건에 달했다. 2008년 4월(7686건) 이후 12년 3개월만에 최고치에 달했다. 지난 8월 이후에는 4000건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아파트 거래량이 워낙 낮다보니 이를 웃도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증가는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함께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다세대·연립주택에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는 얘기다. 실수요자들은 "지금 빌라라도 사놓지 않으면 서울에서 살기가 어려워질 것 같아 불안하다"며 매수에 나서고 있다.
투자자들은 다세대·연립주택에서 '갭투자'와 '임대사업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정부는 6·17대책에서 정부는 규제지역의 3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 전세자금 대출을 제한했다. 하지만 다세대·연립주택은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얘기다. 주택 임대사업 등록제도의 혜택을 대폭 줄인 7·10대책에서도 다세대주택, 빌라, 원룸, 오피스텔 등에 대해서는 예외를 뒀다. 세제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세금 부담은 아파트에 비해 여전히 적은 상태다.
11월에도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는 1.54%의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연립주택은 2.13% 오르면서 아파트를 웃돌았다. 연립주택의 상승률은 전체 주택 상승률(1.66%) 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거래량이 늘고 집값이 오르면서 경매시장에서도 서울 다세대·연립주택은 주목받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6일까지 서울 내 다세대·연립주택은 총 427건이 입찰해 138건이 매각됐다. 낙찰률(매각률)은 32.3%로 전월(24%) 대비 8.3%포인트 증가했다. 매각가율(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87.4%에 달하면서 지난달(84.7%) 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건당 평균 응찰자수 역시 같은기간 2.3명에서 2.7명으로 증가했다.
인기 있는 다세대·연립 경매 물건은 3억원 이상 물건이었다. 3억원 이상 물건은 총 55건 입찰해 20건(낙찰률 36.4%)이 매각에 성공했다. 3억원 이상 다세대·연립은 방이 2~3개로 3~4인 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정도다. 1인 가구 보다는 상대적으로 가족 단위의 실수요자들이 경매에서 물건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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