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현지시간) 숨진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의 주치의가 과실치사 혐의로 당국 수사를 받았다.
아르헨티나 텔람통신과 일간 라나시온 등 현지언론은 29일(현지시간) 경찰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마라도나 주치의 레오폴도 루케의 집과 진료실을 압수 수색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지난 25일 마라도나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데에 의료적 과실이 있었는지 보기 위해 의료 기록과 컴퓨터, 휴대전화 등을 수색했다.
검찰은 특히 마라도나가 뇌 수술 후 자택에서 치료받으며 회복하는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점이 없었는지, 루케가 마라도나의 상태를 얼마나 자주 살폈는지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라도나는 60세 생일 며칠 후인 지난 3일 뇌 경막 아래 피가 고이는 경막하혈종으로 뇌 수술을 받았다. 당시 수술을 집도했던 신경과 전문의 루케는 "수술이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며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마라도나는 지난 25일 정오께 심장마비를 일으켜 숨을 거뒀고 당시 자택에 심장 제세동기가 비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구급차가 신고를 받고 도착하는 데 30분 이상 걸렸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치의 등의 초기 대응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루케는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난 신경외과의로서 그를 돌봐왔다. 난 내가 한 모든 일이 자랑스럽고 숨길 게 없다"며 "자택에 심장 제세동기가 비치돼 있지 않았던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또 "마라도나는 재활센터에 갔어야 했지만 본인이 원하지 않았다. 그의 집 앞에 항상 구급차가 있어야 한다고도 요청했었다"며 "난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마라도나의 한 유족도 "병원에선 마라도나에게 다른 곳에 입원할 것을 권했으나 딸들이 그를 집으로 데려왔다"고 밝혔다고 AFP가 전했다.
마라도나는 수술 8일 만인 지난 11일 퇴원해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티그레의 집에서 회복하다 25일 정오 무렵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를 일으키며 숨졌다.
심장마비 당시 루케는 마라도나의 집에 없었으며, 집에 머물던 간호사가 당일 새벽 마라도나의 생전 모습을 마지막으로 본 것으로 확인됐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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