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샐러드, 송금시장 진출…빅테크에 도전장

입력 2020-11-30 17:10   수정 2020-12-01 03:29

자산관리 핀테크(금융기술) 앱을 운용하는 뱅크샐러드가 송금 사업에 진출했다. 강점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지렛대로 빅테크(네이버·카카오·토스)들이 독식해온 송금 시장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내년 초로 예정된 마이데이터 심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빅테크와 본격적인 금융 플랫폼 경쟁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뱅크샐러드(법인명 레이니스트)는 간편송금 서비스인 ‘내 계좌 송금’을 30일 출시했다. 내 계좌 송금은 뱅크샐러드에 연동된 계좌 간 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다. 뱅크샐러드는 이미 취득한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업 면허를 활용했다. 앞으로는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전달업) 제도를 활용할 전망이다. 마이페이먼트는 사용자가 두 은행 간 송금을 제3의 업체(뱅크샐러드 등)에 맡기는 것을 말한다.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우리은행 계좌에서 30만원을 빼서 국민은행 계좌에 입금하도록 뱅크샐러드 플랫폼에서 지시할 수 있다는 뜻이다.

뱅크샐러드는 연말까지 송금 수수료를 무료로 유지할 계획이다. 내년 초부터는 매달 10회까지 송금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우선 애플 iOS에 적용하고, 내년 초부터 안드로이드 서비스를 시작한다.

송금 기능 도입으로 카카오페이와 토스가 갖고 있는 플랫폼 기능을 대부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산관리 서비스(금융비서)와 맞춤추천(카드·대출 추천), 신용관리, 부동산·차량 시세 조회하기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17일에는 다른 빅테크들이 갖추지 못한 연말정산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내년 초에는 롯데카드와 함께 뱅크샐러드 브랜드를 카드 전면에 표시하는 상업자 전면 표시카드(PLCC)도 출시할 예정이다.

뱅크샐러드는 몸집도 빠르게 불리고 있다. 지난해 말 110명이었던 직원 수는 현재 240명가량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빅테크 못지않은 스톡옵션과 연봉을 내세워 금융사와 다른 핀테크사로부터 인재를 끌어들이고 있다. 뱅크샐러드 플랫폼을 한 달간 한 차례 이상 이용한 사용자 수는 17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8월 45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추가 투자자를 모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송금 서비스는 계좌를 연동한 고객들이 더욱 편하게 자산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자금 연결’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라고 말했다.

뱅크샐러드는 금융 사업 확장보다는 마이데이터 플랫폼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사진)는 “과거 고액자산가가 은행에 직접 방문해 1주일에 한 번씩 노후 생활 보장 컨설팅을 받았다면 이제는 마이데이터로 제공하는 세상”이라며 “뱅크샐러드는 마이데이터를 금융 영역으로만 보지 않고, 유통에 결합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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