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17까지 좌상귀 정석과 좌하귀 굳힘 등 최근 자주 등장하는 모양을 모아놓은 포석이다.
백18로는 26 혹은 21에 받거나, 19에 협공하는 등 다양한 선택이 있었다. 흑도 21은 26에 둘 수 있었지만 23·25로 두텁고 간명한 진행을 택했다.
백44는 47이면 무난했지만 더 강한 수다. 흑도 뒤로 받을 수는 없기 때문에 끊었다. 쌍방 기세의 진행 끝에 80까지 일단락된 결과는 호각. 이제부터 승부다.
백 중앙을 노리는 흑85·97과 89의 끊음 등 흑의 움직임이 화려하다. 형세는 106·108로 두 점을 잡은 백이 약간 편한 국면이다. 그런데 백114가 아쉬웠다. 이 수로는 참고도 백1이 눈에 보이지 않는 좋은 자리로, 흑 다섯 점을 먼저 공격할 자리였다. 실전은 131까지 상변에 큰 집을 지은 흑이 매우 만족스럽다.
극미한 상황에서 162가 패착으로, 165이 컸다. 이곳에 먼저 손이 돌아온 흑에게 승부가 단번에 기울었다. 이후 수순이 이어졌지만 승부와는 무관하다. (267수 끝, 흑 7집반 승)
박지연 5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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