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되며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 주요 복지시설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30일 기준으로 25개 자치구의 경로당 3465곳 중 76.4%(2644곳)가 휴관했다. 한 사회복지사는 “독거노인에게 경로당은 생활터전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갈 데가 없어졌다면서 극도의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토로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외출하면 위험하다고 하니 무작정 집안에만 갇혀 산다”며 “이러다 아무도 모르게 고독사할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이어 “온종일 할 일이 없어 무력감이나 우울감이 깊어진다”고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소통 기회가 끊겨 정보 습득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도 있다. 인천 갈산동에 사는 이모씨(68)는 “그나마 경로당을 다니면서 코로나19 대응 방법이나 정보를 공유받던 것도 이젠 쉽지 않다”며 “혼자 멍하니 집안에서 TV만 틀어놓고 있다”고 했다. 경로당 등에서 제공하는 무료식사가 끊겨 인스턴트 식품에 의존하는 노인도 많다.
경로당은 정부 지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까지는 운영이 가능하다. 3단계부터는 문을 닫아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각 경로당에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니 필요시 문을 닫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며 “현재 문을 닫은 곳은 대부분 해당 안내를 받고 스스로 운영을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노인들의 고독사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 국회에서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통과됐지만 이렇다 할 후속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정지은/박종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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