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클린테크 투자 붐…10년전과 뭐가 달라졌나 [오춘호의 글로벌 뷰]

입력 2020-12-03 16:35   수정 2020-12-04 08:01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2일 새로 임명된 경제팀을 소개하면서 다시한번 "공공 인프라와 재생에너지에 투자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미국 경제 재건을 위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4년간 2조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공약한 바있다. 미국 투자가들 사이에서 부시, 오바마시대의 클린테크 붐에 이은 '제2의 클린테크 붐'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기후관련 청정산업에 수많은 투자금을 쏟아붇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10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벤처캐피털 유니언스퀘어벤처스는 1억~2억달러의 기후전용 펀드를 조성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컨설팅업체 PwC에 따르면 기후 관련 기술에 대한 초기 투자는 2013년 4억1800만달러에서 2019년 160억달러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것은 같은 기간의 AI에 대한 밴처투자보다 무려 3배가 많다고 한다. 이들은 오바마 대통령 시절 재생에너지에 투자해 실패를 봤다. 하지만 이번의 클린테크 붐은 그때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미 기술잡지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10년전 클린테크 붐과 지금의 클린테크의 차이를 조명했다. 잡지는 벤처캐피털들이 학습 효과를 얻었고 기술이 업그레이드 된 점을 차이점으로 지적했다.
○ 친환경 ETF 자금 유입 급증
실제로 뉴욕증시에선 세계 신재생에너지관련 주식을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태양광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ETF인 ‘인베스코 태양광 에너지 ETF’(티커명 TAN)는 12월 2일 현재 주당 80달러가 넘어선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올 6월만해도 35달러에 불과했지만 2배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이셰어즈 글로벌 클린 에너지’ ETF도 불과 한달만에 10억달러가 유입돼 30억달러를 넘어섰다.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날 4월 주당 가격이 4달러에 불과했던 태양광 패널 업체 선파워는 2일 현재 21달러로 무려 5배 늘어났다. 최근 3달 사이에 중국의 태양광패널 업체 징코솔라는 3배, 풍력발전 업체인 골드윈드는 2배 가량 치솟았다.
○ 클린테크가 무엇인지 '학습'
벤처캐피털과 투자가들은 클린테크가 무엇이고 어떤 속성이 있는지 10년동안 학습했다. 미국의 벤처캐피털은 2006년부터 5년간 스타트업에 250억달러를 투자했다. 하지만 MIT 테크놀러지 리뷰에 따르면 이들은 이 가운데 절반이상의 금액을 잃었다고 한다. 이들은 2000년대 IT 붐에서 투자에 성공한 경험으로 클린테크에 뛰어들었다. 바이오연료에 투자하고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에도 손을 댔다. 하지만 IT와 클린테크는 속성이 너무나 달랐다. '재생에너지'를 쓴 존 위연트는 "IT붐에선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3-5년내에 승부가 나지만 환경기술 기업들은 오랜기간 기다려야 성과가 난다"며 "더구나 초기 기업들은 기술을 상용화하는데 아주 미숙했다"고 지적했다. 벤처 캐피털은 이런 속성을 학습해 지금은 새로운 형식으로 투자한다는 것이다. 즉 거대 공장이 필요하지않고 디지털과 소프트웨어에 집중투자하고 투자모델을 아예 장기적인 수익모델로 재편하며 제조업 경쟁방식보다 거대 기술의 틈새를 노리는 데 주력한다는 것이다.
또한 환경 기술이 정부 정책에 민감한만큼 각국 정부의 지원책과 제도에 민감하게 움직이도록 학습됐다.
○ 기술의 업그레이드
초기 청정기술 업체들은 기술을 상업화하기에 너무나 미숙했다. 태양광은 패널설치에 집중하면서 오히려 중국의 태양광 패널 생산을 부채질했다. 이로 인해 태양광의 핵심소재였던 실리콘 가격이 폭락해 관련 벤처들을 망치게 했다. 하지만 기술발전이 거듭돼 효율성이 개선된 태양광은 대규모로 증축되면서 갈수록 생산단가가 떨어지고 있다. 풍력기술은 이미 상업성이 충분히 확보되고 있으며 2050년엔 생산단가가 2019년의 70%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 3일 온라인으로 열린 해양관련 세계정상회의에 참석한 14개국 정상들은 해상 풍력을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삼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력 산업의 전환
무엇보다 클린테크 시장에서 가장 주목되는 흐름은 전기차와 수소차의 등장이다. 이미 많은 국가들이 10~20년후 내연기관차를 더이상 만들지않고 전기차등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선언한 마당이다. 전기배터리와 수소기술 등 차세대 클린테크 관련 기업이 늘어나고 투자가 많아졌다. 자동차만 아니라 모빌리티 전체 생태계에 변화가 가져왔다. 전기차는 인공지능(AI)등 첨단 디지털기술과 만나 여러 친환경 생태계들을 조성하고 있다. 벤처 투자가들은 이런 새로운 혁신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클린테크는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뒤따르고 있다. 제 2의 클린테크 붐이 투자가들에게 새로운 기대로 다가오고 있다.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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