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수소사업 뛰어든다…"5년 안에 28만t 생산능력 확보"

입력 2020-12-01 14:06   수정 2020-12-01 14:08


SK그룹의 지주사인 SK가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사업에 진출한다. 국내 수소 시장 생태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경영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함이다.

SK는 최근 에너지 관련 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 관계사 전문 인력 20여명으로 수소 사업 전담 조직인 '수소사업 추진단'을 신설했다고 1일 발표했다.

수소사업 추진단은 그룹 핵심 역량을 결집해 수소사업 추진 전략을 실행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SK는 연초부터 수소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전략을 수립해왔다.

SK는 우선 그룹이 보유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경쟁력 있는 수소를 공급할 방침이다. 자회사인 SK E&S를 중심으로 오는 2023년부터 연간 3만t 규모의 액화 수소 생산설비를 건설, 수도권 지역에 액화 수소를 공급한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에서 부생 수소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 산하 SK인천석유화학은 최대 수요처인 수도권에 인접해 수소의 장거리 운송에 따른 비용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K E&S를 통해 블루 수소(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한 수소)의 대량 생산 체제도 가동한다. 연간 300만t 이상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직수입하는 SK E&S가 대량 확보한 천연가스를 활용해 2025년부터 25만t 규모의 블루 수소를 추가 생산한다.

장기적으로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그린 수소 생산 사업도 추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수소 공급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수소의 생산과 유통, 공급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을 통합 운영한다. 국내 수소 시장은 운송·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수소 차량 보급에 어려움이 있고 기존 수소 사업자들은 수요 부족을 이유로 생산설비 투자를 적극적으로 못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는 석유와 LNG 등 기존 에너지 사업에서 밸류체인 통합으로 에너지 생태계 조성을 주도한 경험을 활용, 국내 수소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조속히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5년까지 총 28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SK에너지의 주유소와 화물 운송 트럭 휴게소 등을 그린에너지 서비스 허브로 활용해 차량용으로 공급하는 한편 연료전지 발전소 등 발전용 수요를 적극 개발할 계획이다.

핵심 기술 확보를 통한 글로벌 수소 시장 공략도 병행한다. 수소 관련 원천 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 투자는 물론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 등을 통해 글로벌 수소 사업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SK는 이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그룹 차원에서 30조원 수준의 순자산가치(NAV)를 추가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수소 사업 추진 결정은 SK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친환경으로 본격 전환하는 출발점의 의미"라며 "그간 축적된 에너지 사업 역량을 친환경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해 결집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ESG 경영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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