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난관 넘은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한진 "위기극복에 최선" [종합]

입력 2020-12-01 15:16   수정 2020-12-0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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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1일 KCGI(강성부펀드)가 한진칼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법원이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KCG가 낸 가처분을 인용할 경우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될 위기였다는 점에서 첫 관문을 넘긴 것이다. 이에 세계 7위 수준 초대형 항공사 출범을 위한 인수 작업이 다시 본 궤도에 들어서게 됐다.
법원, KCGI 제기 한진칼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기각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이승련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한진칼의 신주 발행에 대해 재판부는 "상법과 한진칼의 정관에 따라 한진칼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통합 항공사 경영이란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이어 KCGI의 주장과 같이 한진칼 현 경영진의 경영권·지배권 방어란 목적 달성을 위해 한진칼이 신주를 발행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숨 돌린 한진그룹 "위기 극복에 최선 다하겠다"

막판까지 여론전을 펼치던 KDB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은 안도하며 차질 없이 양대 항공사 통합 작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한진그룹은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이번 인수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한편 주주가치 제고 및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항공은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 갖는 큰 의미와 책임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항공산업 구조 재편의 당사자로 위기 극복과 경쟁력 강화, 일자리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KCGI를 비롯한 3자 주주연합에 대해서는 "책임있는 주주로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뜻을 함께 모아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법원의 결정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통한 국내 항공업 구조 재편이 탄력을 받게 됐다. 산은은 계획대로 한진칼 유상증자 일정에 맞춰 출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산은은 양대 항공사 통합을 위해 한진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산은의 한진칼 유상증자 납입일은 2일이다.
한 고비 넘었지만…'첩첩산중'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한 고비를 넘겼지만 이후에도 순탄치 않은 행보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혜 논란에 대한 주주의 반발과 노조의 반대 등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이번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지만 KCGI를 비롯한 3자 연합의 반발이 이어질 전망이다. KCGI는 이미 신규 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 안건을 사유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상태다. 또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대한 특혜 논란이 불거진 측면에서 꾸준히 여론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의 반발도 넘어야 할 벽으로 꼽힌다. 인수되는 아시아나항공뿐 아니라 인수 주체인 대한항공 내부에서도 반발이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산은과 한진그룹이 "구조조정은 없다"고 안심시키기에 나섰지만 노조 측의 반발은 쉽사리 잦아들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독과점 문제를 이유로 기업결합 심사에서 인수에 반대 의견을 내놓을 수도 있다. 다만 앞서 이스타항공 매각 사례에 비춰 공정위가 아시아나항공을 회생 불가능한 회사로 판단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공정위가 반대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한진그룹과 산은은 비교적 순조롭게 기업결합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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