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위 개최 하루 전날까지…위원 명단·징계기록 못 받은 윤석열

입력 2020-12-01 17:44   수정 2020-12-02 01:24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신에 대한 법무부의 검사 징계위원회 개최를 하루 앞두고 징계위 심의기일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총장의 법률 대리인인 이완규 변호사는 1일 “법무부에 징계심의 기일 변경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 징계 관련 기록 열람·등사는 물론이고 징계 청구 결재문서, 징계위원회 명단 등이 전혀 공개되지 않는다며 ‘심각한 방어권 침해’를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징계위원 명단은커녕 지난달 25일 신청한 징계기록도 받지 못했다”며 “징계위 명단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단순히 의견진술 참여 기회를 주는 것이 방어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며 “징계사유와 근거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류혁 법무부 감찰관, 박영진 울산지검 부장검사, 손준성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을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징계위 위원들의 면면을 알 수 없어 기피신청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사징계법에 따라 징계혐의자(윤 총장)는 징계결정의 공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위원이 포함됐을 경우 해당 위원에 대해 기피신청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위원 명단을 통보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 같은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다.

징계위는 총 7명으로 구성된다. 당연직인 추 장관은 징계청구권자여서 심의에 참여할 수 없다. 나머지 6명은 고기영 법무부 차관, 추 장관이 지명한 검사 2명, 추 장관이 위촉한 변호사·교수 등으로 구성된다. 검찰 안팎에선 검사 몫 위원으로는 ‘추미애 라인’으로 분류되는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들 모두 ‘이해관계 충돌’ 문제로 기피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윤 총장 측 판단이다. 가령 심재철 국장의 경우 윤 총장의 주된 징계혐의인 ‘판사 사찰 의혹’의 중요 참고인이다. 이종근 부장은 윤 총장에 대한 감찰 업무를 주도한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의 남편이다. 이들이 징계위 명단에 포함될 경우 윤 총장 측은 2일 징계위 현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기피신청을 할 계획이다. 징계위원 기피 여부는 출석위원(기피신청 대상자 제외)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되는데, 징계위원 모두가 추 장관이 지명·위촉하는 구조여서 받아들여지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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