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이른바 '아파트 빵' 발언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김현미 장관은 11월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이유에 대해 "5년 전에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대폭 줄었고 공공택지도 상당히 많이 취소됐기 때문"이라며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했다.
김현미 장관은 "아파트는 절대적인 공기가 필요한데 지금 와서 아파트 물량이 부족하다고 해도 정부는…(공급할 수 없다)"라며 "그래서 다세대나 빌라 등을 질 좋은 품질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아파트를 하루 만에 지을 수 없다는 걸 이제 알았나"라며 "그러니까 마리 '빵'투아네트 같은 소리가 나오는 거다"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라면, 아파트는 시장에서 공급자가 만드는 것"이라며 "누가 정부더러 아파트를 직접 만들라고 했나"라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3년 반 동안 24개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점을 거론하며 "이 정책들이 실패해서 미친 집값, 미친 전월세 대란을 초래하고 내집마련의 사다리를 끊어놓은 것"이라며 "정책실패는 인정하지 않고 죄 없는 아파트를 빵이 아니라고 탓하니 국민들 속을 또 뒤집어놓는다. 그러니까 마리 '빵'투아네트 같은 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1일 페이스북에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것으로 보이는 '빵과 과자로 만든 집' 사진을 공유하며 "김현미 장관님이 마련해주신 집이야"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소속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아파트를 빵처럼 밤새 만들 수 없으니 임대 빌라를 권유하는 김현미 장관. 아파트 빨리 못 만든 게 지난 정권 때문이라며 역시나 남 탓은 빠트리지 않는다"며 "아우성치는 전세난에 아파트 없으면 빌라 들어가라는 문재인 정권의 공통인식. 빵을 달라는 백성의 분노에 빵 없으면 케이크 먹으라는 앙투아네트와 다를 바 없다. 결국 앙투아네트는 단두대의 비극적 결말을 맞게 된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통한 양질의 주택공급을 촉구하는 야당의 질문에도 주택공급은 충분하다던 김현미 장관이었다. 불과 5개월 전 7.10 대책을 발표하면서도 '주택공급은 충분하고, 부동산 대란의 원인은 다주택자'라던 김 장관이었다"고 비판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그랬던 김 장관이 24번에 걸친 대책에도 오히려 국민들의 고통만 커지자 이제야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하지만 그마저도 전 정부에서 인허가를 줄였기 때문이라며 또 다시 '남탓'이다"라며 "여당 국토위원장은 '아파트에 환상을 가지고 있는' 국민 탓이더니, 국토부장관은 저금리 기조 탓, 시장 유동성 탓, 다주택자 탓. 그것도 모자라 3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 정권을 탓하니 무슨 염치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럼 그동안 대체 국토부는 무엇을 한 것인가. 24번의 대책은 무엇을 위한 대책이었나 묻고 싶다"며 "국민들은 주택 문제로 하루하루가 심난한데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는 유체이탈화법을 하다니 헛웃음만 나온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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