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에 다시 한 번 플레이트 디자인 열풍이 불고 있다. 얼마 전까지 단순히 귀여운 캐릭터 카드가 대세였다면 이제는 좀 더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존중하며 선택권을 넓힌 모습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개인의 취향과 감성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카드 플레이트, 즉 실물카드의 디자인을 차별화하고 있다. '나만의 것'을 사용하고 싶은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하나카드는 모바일 속 카드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디자인해 사용할 수 있는 '나만의 카드 디자인 서비스'를 선보였다.
나만의 카드 디자인 서비스는 하나카드 결제 애플리케이션(앱)인 '하나원큐페이'에서 제공한다. 카드 디자인에 개인 사진은 물론 원하는 어떤 이미지로 꾸밀 수 있다. 향후 움직이는 이미지, 동영상 및 음향까지도 카드 디자인 요소에 넣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25일부터 KB국민카드 이용 기간이 10년 이상인 회원을 대상으로 레터링 서비스를 시작했다.
탄탄대로 온리유 티타늄, 탄탄대로 올쇼핑 티타늄 등 5개 상품을 대상으로 나무 소재 친환경 플레이트에 원하는 문구와 거래기간을 레이저 각인해주는 것이다.
카드 플레이트에 원하는 메시지를 적는 것은 앞서 카카오페이가 선보인 바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8월 '카카오페이카드2' 출시 당시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대신 원하는 메시지(최대 18자)를 넣을 수 있는 커스텀형 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늘 이용하는 카드에 자신이 생각하는 주요 가치나 좌우명 등을 글로 새겨넣을 수 있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기존처럼 카드번호·유효기간이 있는 형태를 원한다면 신청 시 기본형을 선택하면 된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카드2를 발급 받는 사용자 중 절반 이상이 메시지형을 선택하고 있다'며 "카드 번호를 노출시키지 않을 수 있는데다 자기만의 스타일을 넣을 수 있어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고등어를 필두로 김, 떡볶이, 계란 프라이 등 음식 이미지를 위트 있게 담은 플레이트와 배민의 대표 아이콘을 활용한 다채로운 플레이트를 선보여 배민 고객들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배민에 앞서 출시한 스타벅스 카드의 경우에도 총 5가지 카드 플레이트를 선보여 고객들의 선택권을 넓혔다.
과거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은 카드번호나 만료일, 글로벌 제휴브랜드 로고 등 정보가 배치된 단순한 모양이었으나 최근 카드사들은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실제로 고객이 카드를 선택할 때 플레이트의 디자인이 비중있는 고려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포털 카드고릴라가 웹사이트 방문자 2200명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선택 시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이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 결과 '그렇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82.8%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카드의 혜택이나 부가서비스 등의 차별화가 힘든 상황에서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은 소비자들이 신용카드를 선택함에 있어 중요한 척도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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