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 5억6000만원 돌파…역대 최대폭 상승

입력 2020-12-02 07:47   수정 2020-12-0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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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2390만원이 오르면서 5억6000만원을 돌파했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지속된 전세물량의 부족으로 인한 전셋값이 상승했다.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인기 지역에서 전셋값이 뛰었다.

2일 KB국민은행 리브온의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6069만원으로 지난 10월(5억3677만원)보다 2390만원 올랐다. 한달동안 상승세만 놓고보면 KB국민은행이 이 통계를 공표하기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9년 5개월 동안 가장 큰 폭이다.

월간 전셋값이 1000만원 이상 오른 것은 4번이었다. 2016년 1월(1941만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3번은 모두 올해 8월(1089만원), 10월(1971만원), 11월 등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에 몰려 있다. 한 달동안 2000만원 이상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임대차법 이후 4개월동안 6146만원 올라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새 임대차법이 본격 도입된 지난 8월 이후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1011만원으로 처음 5억원을 돌파했고 4개월 연속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4개월 동안 오른 전셋값만 6146만원에 달한다. 이는 올해 상승분인 8632만원의 71.2%(6146만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올해 전셋값 상승세가 임대차법 시행 이후에 몰렸다는 의미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세입자 대부분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주택에 2년 더 눌러앉으며 시중에 나오는 전세 물건이 급감했다. 전월세상한제로 전셋값을 2년에 5% 이상 올리지 못하게 된 집주인들이 4년 치 보증금을 미리 올려받으면서 전셋값이 급등했다.

이러한 급등세는 주거 인기지역인 강남 3구와 마용성에서 두드러졌다. 전용 86.7㎡ 아파트를 기준으로 보면 지난달 송파구 전셋값이 평균 4574만원 올라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강남구가 평균 4270만원 올라 뒤를 이었고, 성동구(2910만원), 마포구(2760만원), 강동구(2727만원), 강서구(2719만원), 용산구(2542만원), 양천구(2480만원) 등의 순이었다.

서울에서 전셋값이 가장 비싼 지역은 강남구였다. 86.7㎡짜리 평균 전세값은 9억4951만원이었고, 서초구가 8억6044만원이었다. 송파구(6억7310만원), 성동구(6억4368만원), 중구(6억359만원), 광진구(6억2808만원), 마포구(6억1596만원), 용산구(6억559만원) 등에서 전셋집을 얻으려면 6억원 이상이 필요했다.

서울에서 전셋값이 낮은 지역은 도봉구였다. 86.7㎡ 아파트 기준으로 평균 3억6239만원이었다. 금천구(3억7968만원), 노원구(3억8668만원), 중랑구(3억9539만원) 등으로 낮은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모주 3억5000만원 이상이 들었다. 평균 전셋값이 4억원을 밑돌던 강북구는 지난달 4억332만원으로 전달보다 1128만원 오르며 4억원을 돌파했다.
전셋값 상승세…경기도 및 지방으로 번져
전셋값 상승세는 수도권을 비롯해 지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3억166만원으로 전달보다 1545만원 올랐다. 조사 이후 처음으로 3억원을 넘겼다. 경기의 최근 4개월간 아파트 전셋값 상승액은 4097만원에 이른다. 올해 전체 상승액(5631만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2.6%에 해당된다.

지방 광역시에서는 울산과 부산, 대구 등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울산의 지난달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1억9055만원으로 전달보다 1365만원 올랐다. 최근 4개월간 상승액은 2740만원으로 올해 전체(2740만원)의 49.8%를 차지했다. 부산은 최근 4개월간 아파트 전셋값이 974만원 올랐고, 대구는 1321만원 상승했다.

앞서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1월 전국 주택 전셋값 또한 상승률이 7년 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1월 전국 주택종합(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 전세가격은 0.66% 상승했다. 지난 2013년 10월(0.68%)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올랐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0.56%→0.74%)과 서울(0.35%→0.53%), 지방(0.39%→0.58%) 모두 전셋값이 상승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 또한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열린 '2021년 건설·주택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전셋값은 전국적으로 4% 오르고, 수도권은 5%, 서울은 3% 각각 상승할 것"이라며 "임대차 3법으로 전세 물량이 급감하면서 서민 주거 안정이 불안한데, 이런 상황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주안 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3기 신도시 등 공급 확대와 사전청약 적용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실제 입주는 5년 이후에야 가능하기 때문에 전세시장 불안이 장기화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수도권 입주 물량이 여전히 부족해 전세난 해갈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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