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출 수요가 늘면서 '마이너스 카드'가 주목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매월 꾸준히 늘던 마이너스통장 개설 건수는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기세가 한풀 꺾인 반면, 마이너스 카드는 카드사들이 잇따라 상품을 출시 중이다. 마이너스통장과 비슷한 듯 다른 마이너스 카드에 대해 알아보자.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이너스 카드는 마이너스 통장처럼 약정 기간에 정해진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돈을 꺼내 쓰고 빌린 금액과 기간에 대해서만 이자를 내는 카드사의 장기 대출 상품이다.
2000년 초반에 일부 카드사가 마이너스 카드를 선보였지만 2003년 카드 대란 이후 한동안 종적을 감췄다가 최근 들어 다시 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마이너스 카드를 선보이고 있는 카드사는 신한·우리·롯데카드 3곳이다. 우리카드는 지난 8월 '우카 마이너스론'을, 롯데카드는 9월 '마이너스 카드'를 출시했다. 신한카드는 2008년부터 마이너스 카드 상품인 '마이너스 대출'을 출시해 지금까지 선보이고 있다.
금리는 △신한 6.16~23.9% △우리 4.0~10% △롯데 4.95~23.5%다. 우리카드는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마이너스 카드를 제공해 금리가 다른 카드사에 비해 낮다. 최고 한도는 3개 카드사 모두 5000만원이다.
마이너스 카드의 특징은 처음 한 번만 대출 약정을 해두면 돈을 빌릴 때마다 대출을 신청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일반 대출 상품은 약정 금액 전체에 대해 이자를 내야 하지만 마이너스 카드는 실제로 사용한 금액과 기간에 대해서만 이자를 내면 된다.
또 수시로 돈을 빌리고 갚아도 대출 건수는 처음 약정한 내용으로 1건만 잡혀 신용도 하락 위험도 상대적으로 적다.
단번에 큰 목돈을 써야 하는 게 아니라 일정 기간 유동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경우 일반 대출보다 마이너스 카드가 유리할 수 있다.
마이너스 카드의 단점은 일반 대출 상품보다 이자율이 높다는 것이다. 비슷한 개념인 마이너스 통장과 비교해도 이자가 높은 이유는 마이너스 카드가 카드론의 한 종류이기 때문이다.
약정만 해놓고 실제 대출을 실행하지 않았다고 해도 신용 정보에 대출로 기록이 남게 된다. 또 마이너스 카드 약정 기간 내에 타 대출을 이용하려고 하면 한도에 제약이 될 수 있다.
이자율만 놓고 보면 마이너스 카드보다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하는 것이 낫다. 그러나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는 마이너스 카드로 자금을 융통하고 빠르게 상환하는 방식을 고려할 만하다.
다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선 만들어놓고 보자'는 식의 계좌 개설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이너스 카드를 비상금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따지고 보면 엄연한 빚"이라며 "어쩔 수 없이 이용했다면 빠른 시일 내에 상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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