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면전서 558조 비판한 중진들 "세금폭탄에 동조하나"

입력 2020-12-02 11:04   수정 2020-12-02 11:12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558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여야 합의안에 대해 당 지도부 면전에서 공개 비판을 쏟아냈다. 여당에 끌려가면서 "국가 채무 증가를 용인해준 꼴"이라는 지적이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5선)은 2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예산안 합의 결과를 보면 국민들이 우리 당을 이해해줄지 의문"이라고 발언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번에 증액된 2조2000억원은 국채발행으로 메우게 될텐데 우리(국민의힘)가 국가채무 증가를 용인해준 꼴이 됐다"고 했다. 그는 "'어쩔 수 없다. 이정도면 됐다'는 식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매너리즘에 빠진 정당으로 비칠까 걱정된다"며 "내년 재보궐 선거는 물론 대선에서도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당 안팎 모든 세력을 용광로처럼 녹여내고 당내에서부터 치열한 정책 결정과 고민이 있어야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회의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모두 참석했다. 서 의원이 지도부 앞에서 주 원내대표가 합의한 예산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발언을 이어받은 홍문표 의원(4선)도 "이 정부가 세금폭탄을 무책임하게 쏟아내고 있는데 우리 국민의힘도 동조하는 정당이 되지 않을까 여론이 걱정되서 한말씀 드리겠다"고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제 작은 예결위 경험으로 보면 당 정책과 우리 의원들이 얘기하는 것을 모아서 60% 정도는 최소한 반영돼야 총체적 예산 통과시키는 것이 본래 전략이고 작전"이라며 "어제 통째로 (예산을) 통과시켜줬기에 각 의원과 당이 주장하는 것들이 얼마나 소화될지 걱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아침 민주당은 각 지역에 오늘 통과를 예상해서 현수막을 쫙 붙이고 있는 것 같다"며 "이렇게 집권당이 국민 복지를 다 한 것 같이 홍보를 전국적으로 할 때 대책은 있냐"고 되물었다.

전날 여야 예결위 간사들은 원내대표 협의를 거쳐 정부안보다 2조2000억원 증액한 558조원의 예산안 처리에 합의했다. 예산안이 국회 논의과정에서 정부안보다 증액된 된 건 11년만에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이같은 중진위원들의 비판에 "일반적으로 볼 것 같으면 야당에서 (예산안 증액에) 찬성한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을지 모르지만 이번엔 코로나 사태라는 특수한 상황이기에 예산이 2조원 정도 증액됐다는 거 자체로 크게 문제될 건 없다고 본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런 (중진의원들이 제기한) 문제점에 관해서 우리도 인식을 하고 있다. 국가재정건정성도 고민했다"라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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