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삼성전자에서 동시에 직장 생활을 시작한 두 사람은 그동안 DS(반도체부품)부문의 ‘차세대 대표 주자’로 꼽혔던 반도체 최고 전문가들이다. 두 사업부장은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동시에 각각 ‘메모리 초격차’를 유지하고,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세계 1위’를 실현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D램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14㎚(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대 공정에 진입한 이후부터 SK하이닉스 등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벌리는 게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에서 한우물을 팠다’는 평가를 받는 이 사장은 난국을 타개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이 사장은 학부와 석·박사를 모두 서울대 전자공학과에서 마치고 삼성전자에 입사해 D램설계팀장, 품질보증실장, D램개발실장 등 주요 보직을 맡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 사장은 ‘정석’을 중시하는 동시에 논리적이고 꼼꼼한 성품을 갖췄다”며 “메모리 세계 1위를 지키며 경쟁업체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최 사장이 이끌게 된 파운드리사업부는 현재 ‘변곡점’에 서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4월 “2030년까지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퀄컴, 엔비디아 등에서 대규모 주문을 따내며 성과를 냈지만 세계 1위인 대만 TSMC(3분기 점유율 53.9%)와 삼성전자(17.4%)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최근엔 대규모 설비·기술 투자가 필요한 5㎚ 이하 초미세공정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으로 평가된다.
최 사장은 한 번 목표를 세우면 강하게 밀어붙이는 ‘저돌적인 리더십’으로 정평이 나 있다. 격렬한 스포츠의 대명사인 미식축구(풋볼) 마니아라는 점도 승부욕이 강한 그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자신의 SNS 프로필에 본인이 수학했던 오하이오주립대 미식축구팀과 전통의 라이벌 미시간대 헬멧이 나란히 놓인 사진을 올려놨을 정도다.
2009년 황창규 전 사장 퇴임 이후 명맥이 끊어졌던 CTO가 11년 만에 부활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으로 꼽힌다. 정 CTO는 현행 기술 연구 조직인 반도체연구소 등을 산하에 두고 ‘기술 초격차’에 속도를 내는 역할을 맡았다. 삼성 안팎에선 CTO가 ‘차기 DS부문 대표로 가는 중간다리’라는 얘기도 나온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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