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노른자, 생활가전은 흰자.”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임직원들이 자주 하는 푸념이다. 같은 소비자가전(CE)부문에 속해 있지만 승진 및 예산 등에서 TV를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에 밀리는 일이 많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2일 이뤄진 사장단 인사에서 생활가전사업부 출신 첫 사장이 탄생했다. 부사장으로 생활가전 사업을 이끌었던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이 사장(사진)으로 승진했다.
이 사장은 생활가전사업부에서만 34년을 근무해 ‘냉장고 전문가’로 통한다. 그가 개발한 기술과 제품 가운데 ‘최초’가 많다. 냉장고개발담당 과장으로 근무하던 1995년 세계 최초로 독립냉각 기술을 개발한 것이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냉장실과 냉동실을 각각 별도로 냉각하는 기술이다. 1997년 생활시스템연구소 차장으로 일할 때는 국내 첫 양문형 냉장고인 ‘지펠’ 개발에 참여했다. 상냉장·하냉동(T타입) 제품도 이 사장이 2012년 냉장고개발그룹장으로 일할 때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올해는 비스포크로 ‘대박’을 터뜨렸다. 제품의 구성과 디자인을 소비자가 정하는 ‘맞춤형 가전’이다. 지난해 6월 비스포크 냉장고를 출시한 뒤 올해 식기세척기, 인덕션 등으로 품목을 늘렸다. 올해 10월 말까지 삼성전자 국내 냉장고 매출 중 비스포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65%에 달했다.
이 사장은 “그동안의 성과를 발판으로 가전을 가구, 예술, 인테리어 등 여러 산업 전문가들이 뛰어노는 놀이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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