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부품, 제품을 모듈화해서 성과를 창출해야합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커니의 이준희 파트너(오퍼레이션 리더)는 3일 한국경제신문과 커니가 공동으로 진행한 '디지털 비즈니스 포럼'(DBF) 강연에서 "소비자가 점점 개인화되면서 '특화된' 사양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강연은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 및 미래 제조와 운영의 디지털 전환 전략'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 파트너는 "소비자들은 요청 사항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제조업체의 물건을 선택할 것"이라며 "기업들은 '모듈화'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생산 전략도 대형 공장 한 곳에서 대부분의 제품을 담당했던 '일관형' 대신 '모듈형'으로 바뀔 것이란 게 커니의 전망이다. 이 파트너는 "기업들이 설비를 분산시키고, 만들지 못하는 건 다른 기업 등에서 가져오는 '레고블록형'으로 공장을 바꿀 것"이라며 "독일 보쉬나 지멘스 같은 기업들은 '지능형 공장'과 함께 '유연한 공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제품의 모듈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파트너는 '지연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연전략은 제품의 최적 재고를 유지하다가 고객의 취향이 반영되는 시점에 사양을 달리하는 것이다. 예컨대 같은 생산 시설에서 일정 수준까지 제품을 생산하다가, 마지막 단계에 고객의 취향을 반영해 디자인과 옵션을 달리하는 게 대표적인 지연전략으로 꼽힌다. 이 파트너는 "고객이 원하는 스펙은 실제 수요 발생시점까지 모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대만 TSMC나 인텔처럼 인적자원, 설비, 생산 노하우 등을 표준화해서 추가로 짓는 공장에서도 균일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하는 '제조역량에 대한 지식화', 연구개발(R&D)을 전문성을 갖춘 파트너사와 협업하는 'R&D 디커플링' 등도 기업들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로 꼽혔다.
이밖에 납품업체 관련 데이터 확보의 중요성, 필수적인 프로세스 데이터의 표준화, 고객의 급진적인 변화 가능성에 대한 대응 등도 서플라이 체인(공급망) 재편 관련 중요한 대비 사항으로 꼽혔다. 이 파트너는 "제조운영의 뉴노멀 시대에 글로벌 1등기업으로 나가기 위해선 디지털과 데이터에 대해 고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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