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과 카본블랙을 섞어 만든 센서가 상용화된 적은 있지만 유해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임 대표는 “카본블랙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2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고 했다. “건강에 해롭지 않으면서도 전기를 잘 통하도록 설계하는 게 핵심”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기술의 진가를 알아본 해외 대기업은 또 있다. 굴지의 글로벌 화장품 기업 L사가 링크페이스와 최근 실리콘 센서를 활용하는 협업을 하기로 했다. 임 대표는 “실리콘은 유연해서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센서로 쓰기에 제격”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속옷이나 양말 같은 제품에도 생체신호 측정을 위한 실리콘 센서를 넣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앞세워 4년 후 매출 목표를 100억원으로 잡았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이런 잠재력을 평가해 올해부터 집중 지원에 나서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스타트업 20곳 가운데 하나로 링크페이스를 택했다. 소부장 스타트업으로 선정되면 최대 2억원 규모의 사업지원금과 1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 대표는 “현재 상용화된 자동차 레이더 기술은 몇 m 앞에 장애물이 있다는 것을 인식할 뿐, 장애물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파악하지 못해 완전 자율주행용 레이더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악천후엔 그마저도 인지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레이더와 카메라를 융합한 ‘고해상도 이미징 레이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대표는 “레이더와 카메라를 합치면 인식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레이더만 쓸 때보다 기술이 더 들어가지만 현재 자율주행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라이다 대비 가격은 100분의 1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다는 라이트와 레이더의 합성어로 레이저를 목표물에 방출한 후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과 강도를 통해 거리 등을 감지하는 기술이다.
비트센싱은 현대중공업의 조선소에 고해상도 이미징 레이더를 적용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지게차와 선체 운송장비 모듈인 트랜스포터 등 조선소 내 운송 수단 간 충돌 사고를 막는 용도다. 충돌 방지용 기술에서 시작해 궁극적으로 완벽한 자율주행을 접목하는 게 목표다. 비트센싱 역시 소부장 스타트업 20곳 중 하나로 선정돼 현대중공업과 연을 맺게 됐다.
그는 “세계적으로 차량용 레이더 업체가 50개를 넘지만 독일 미국 일본 등 선진국 기업들이 대부분”이라며 “아직 열리지 않은 자율주행 시장에서만큼은 국산 기술이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기술 혁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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