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부총리뿐 아니다. 지난 3년간 “주택 공급물량은 충분하다”고 호언하다가 이제 와서야 “공급이 줄어드는데(…)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보면 허탈할 뿐이다. 그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가 입만 열면 국민에게 상처를 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발언금지 조치’를 한 것도 그렇다. 이 장관은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두고 “국민 전체가 성인지 감수성을 집단학습할 기회”라고 말해 국민을 화나게 했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이런 일들이 빈발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함량 미달인 장관이 너무 많고, 장관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소관업무에 최선을 다하려 하기보다는 청와대 눈치를 지나치게 보기 때문이다. 이는 청와대가 내각의 장관을 선택할 때 그 분야 전문성과 행정역량보다 정권에 대한 충성도를 우선시했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그러다 보니 장관들의 소신이나 합리적 의사결정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청와대가 연내 일부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처럼 역량이 아닌 코드를 우선시하는 인사를 한다면 달라질 게 없다. 전문성과 소신도 없는 ‘예스맨’과 ‘보신주의자’ 장관들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입게 된다. 앞으로 이런 장관 후보들은 국회 청문회에서 철저히 검증하고 걸러내야 한다. 국민도 두 눈 똑바로 뜨고 장관 인사를 지켜보지 않으면 멍든 가슴은 치유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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