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은아, 연극이 끝나고

입력 2020-12-04 14:25  

[임재호 기자] 본캐와 부캐가 큰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요즘, 본인만의 솔직하고 털털한 매력으로 많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가 있다. 연기를 할 때나 광고에서는 차갑고 도도한 모습을 많이 뽐냈지만 최근 MBC ‘전지적 참견 시점’과 유튜브 채널 ‘방가네’를 통해 본캐 ‘방효진’의 모습을 보여주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바로 배우 고은아다.

큰 키와 멋진 몸매에서 느껴지는 아우라와는 다른 놀라운 반전 매력으로 옆집 누나 같은 친근한 매력을 한껏 뽐낸 고은아가 bnt와 만났다. 솔직함과 털털함, 전혀 가식 없는 모습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그의 매력은 말 그대로 무궁무진했다.

세 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화보 촬영에서 그가 가장 편하게 촬영에 임해 만족한 편안하고 유쾌한 콘셉트, 가장 고은아 다운 느낌의 시크하고 강렬한 콘셉트는 물론 요즘 대세인 뉴트로에 녹여낸 페미닌하고 우아한 콘셉트도 완벽 소화해 에디터와 스태프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칭찬을 들을 때마다 어색해서 부끄럽다며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 역시 너무나 친근하고 유쾌했다. 방효진과 고은아를 넘나들며 수많은 매력을 뿜어내는 고은아의 인터뷰를 만나보자.

Q. bnt와 화보 촬영 소감

“bnt는 사랑이다. 화보 촬영 중에 bnt가 가장 좋다. 사진이 정말 잘 나온다. 인생 사진들 다 bnt에서 나왔다(웃음)”

Q. 가장 맘에 들었던 콘셉트는

“가장 편했던 첫 번째 콘셉트. 그냥 나 같고 편했다. 여성스러운 옷을 입은 콘셉트는 내가 평상시에 잘 입지 않아서 조금 어색했다. 나는 꾸밀 때도 편하게 입는 것이 좋다. 겨울에도 그냥 긴 니트에 부츠 하나 신고 한다. 몸에 열이 많다(웃음). 추위를 많이 안 탄다. 평상시에도 치마를 입을 때 아예 짧거나 아예 길거나 하는 길이를 입는다. 그래서 세 번째 콘셉트 의상은 화보 때만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이다”

Q. 근황은

“요즘 정말 바빴다. 많은 분이 내가 유튜브를 한지 엄청 오래된 줄 아는데 나는 올해 2월에 ‘방가네’ 채널에 투입된 것이다. 얼마 안 됐다. 유튜브도 찍어야 하고 중간중간 광고 촬영도 많았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도 계속하고 있어서 올해 굉장히 바쁘게 보냈다. 작년에는 마음의 병 때문에 활동은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래서 남동생이 누나의 성격을 다 보여주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해 유튜브에 출연하게 되었다. 반응이 너무 좋아서 행복하고 바쁘게 지내고 있다”

Q. 평소 취미 생활은

“요리다. 지나가다 무가 싸면 사서 깍두기도 담고 한다. 취미이자 특기가 요리다. 다른 사람들이 내 요리는 다 맛있다고 한다. 그리고 혼자 사는 친구들한테 반찬 해서 갖다주고 한다. 내가 손이 크다. 계량하지 않고 감으로 만들어서 항상 맛이 다르다(웃음)”

Q. 유튜브 채널 ‘방가네’를 통해 본캐 방효진의 모습을 보여줘 큰 화제다. 소감은

“솔직히 덜 보여주는 거다(웃음). 동생이 너무 심하다 싶으면 편집한다. 연예계 생활을 오래 했는데 매일 속이 허하더라. 진짜 내 모습이 이게 아니다 싶은 느낌이 항상 들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공황장애가 생겨서 시상식이나 시사회를 안 간다. 유튜브를 통해 내 모습을 보여주니까 오히려 더 대중들과 가까워진 느낌이 들어서 좋다. 그래서 술 마시러 가면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합석하고 한다(웃음). 나를 되게 친근하게 생각해줘서 좋다.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내 진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요즘 정말 편하고 행복하다”

Q. 평소 일을 할 때는 고은아의 모습으로 한다. 방효진과 고은아의 괴리감을 극복하는 방법은

“똑같다. 그냥 예쁘게 단장해서 고은아가 된 방효진이다. 일할 때 거울을 보면 나 스스로 가증스럽다는 생각이 든다(웃음). 화보가 나왔을 때 괴리감이 들긴 한다. ‘이게 나인가? 이런 걸 언제 찍었지?’하고 생각한다(웃음)”

Q. 한동안 활동을 쉬었다. 다시 활발히 활동을 시작했는데 고은아로서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과 방효진으로서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솔직히 방효진 그대로의 캐릭터를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동안 우울한 역할만 했다. 이제는 방효진 모습 그대로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다. 섭외도 고은아로 해야 하는 프로그램 같으면 거절하고 있다(웃음). 요즘 섭외가 정말 많이 들어오긴 한다. 하물며 ‘인간극장’에서도 섭외가 들어오더라(웃음). 우리 유튜브가 일상 브이로그다 보니 관찰 예능은 안 하려고 하고 있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은 하다 보니 인연이 돼 계속하고 있긴 하다. 그리고 옛날보다 방송 욕심이 없어지기도 했다. 예전보다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Q. 가족들이 다들 출중한 외모를 자랑하는데

“언니가 진짜 예쁘다. 처음에 내가 데뷔했을 때 욕먹었다. 사람들이 다들 언니가 데뷔해야 하는데 왜 내가 데뷔를 하느냐고 했다. 언니가 정말 예쁘긴 예쁘다”

Q. 연예계 생활을 하며 겪은 고충을 솔직히 터놓았다. 그때 당시 심경과 용기는

“다 내려놓으니까 할 수 있었다. 그걸 찍을 때도 은퇴해야겠단 생각으로 촬영했다. 그래서 내 얘기를 다 할 수 있었고 진짜 내 모습을 다 보여줄 수 있었다. 더 이상 어디로 물러설 수도 없었다. 그때 마음의 병이 너무 커서 하루하루가 줄 없이 번지점프를 하는 기분이었다. 모든 걸 내려놓다 보니 방송 관계자들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어졌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말을 다 하게 된 것 같다. 그 이후로 마음의 병이 조금 사라졌다. 만약 그 당시 방송 욕심이나 미련이 있었다면 그렇게 솔직히 말할 수 없었을 것 같다”

Q. 남다른 동물 사랑으로 유기견 봉사도 한다. 봉사하며 느끼는 점은

“갈 때마다 더 돈 많이 벌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더 도와주고 싶으니까. 나는 돈을 버는 이유가 반려견 하늘이와 구름이다. 반려견이 아플 때 돈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고 싶다. 예전에 정말 밑바닥까지 갔을 때 통장에 돈이 없었다. 10만 원도 없었다. 그 당시 구름이가 이빨이 안 좋아져서 치료하는데 거의 200 만 원이 든다고 하더라. 근데 돈이 없어서 치료를 미뤘다. 그때 정말 좌절했다. 그래서 돈을 진짜 많이 벌고 모으려고 하는 이유가 우리 하늘이와 구름이 때문이다. 유기견 봉사를 하러 가면 갈 때마다 다짐한다. 사료도 보내주고 더 도와주고 싶다. 유튜브 수익도 유기견들에게 일정 금액을 항상 기부하고 있다”

Q. 반려견 하늘이와 구름이는 고은아에게 어떤 의미인지

“없어선 안 될 존재다. 결혼 안 해도 된다. 하늘이와 구름이만 있으면(웃음). 바쁘다. 산책도 시켜야 하고 애들도 관리해줘야 한다. 그래서 밖에서 약속을 안 잡고 친구들이 집으로 온다. 하늘이와 구름이를 집에만 놔둘 수 없기 때문이다(웃음). 지금도 동생이 내 집에 가 있다. 정말 삶의 이유다”

Q. 앞으로 연기자로서 보여주고 싶은 연기는

“밝은 역할 하고 싶다. 로맨틱 코디 같은 거. 그동안 항상 강한 역할만 하고 웃지도 않는 역할이었다. 코믹 연기까지는 아니어도 내 모습을 소탈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밝은 역할을 하고 싶다. 지금은 연기에 대한 욕심이 솔직히 말하면 많이 있지는 않다. 올해처럼 편하게 일을 하고 있는 게 처음이다. 항상 채찍질만 당했다. 그래서 당분간 연기는 조금 쉬어가려 한다. 예전엔 연기 욕심이 정말 많았다. 연기를 하지 않으면 불안했다. 지금은 조금 사그라든 것 같다. 작품을 한 번 하면 몰입을 되게 많이 하는 편이다. 그래서 ‘외톨이’라는 영화를 찍을 때 우울증이 생길 정도였다. 그 정도로 연기에 열정이 많았다”

Q. 탐나는 역할이나 맡고 싶은 역할은

“그런 것은 없다. 다른 영화를 보면서 몰입이 됐다는 건 다른 배우분이 잘 표현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친구들이 tvN ‘응답하라 1988’의 덕선이를 보더니 정말 나랑 똑같다고 하더라. 특정한 역할이 탐난다기보다는 정말 나 자신과 비슷하고 표현할 수 있는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


Q. 재밌게 본 영화가 있다면

“정말 너무 많은데 하나를 꼽자면 ‘어거스트 러쉬’다. 볼 때마다 오열하고 너무 감동적이다. 감정선과 음악이 정말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Q. 연예인을 꿈꾸게 된 계기는

“이왕 태어난 거 내 이름 석 자는 남기고 죽자는 마음에 연예인을 꿈꿨다. 어렸을 때부터 내가 평범하게 살 것 같지는 않았다. 나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너무 잘 될 것 같았다(웃음). 모든 일에 있어서 내가 주인공이라 생각했고 평범하게 살고 싶지 않았다. 그냥 정말 단순하게 내 이름 석 자 남기고 죽자는 마음에 시작했다. 그리고 장성에서 나랑 내 언니가 ‘방자매’로 유명했다.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대학생 오빠들이 편지도 주고 그랬다(웃음)”

Q.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연기자가 있다면

“최우식 씨다. 너무 멋있다. 이상형이자 함께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다. 조각같이 생긴 사람을 좋아하기보다는 매력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내가 4년째 짝사랑하는 남자인 친구가 있는데 정말 똑같이 생겼다. 그래서 좋아하게 됐다(웃음). 그 친구한테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했다. 그 대신 결혼은 꼭 나랑 하자고 했다”

Q. 이상형이 있다면

“성격이 무조건 유머러스해야 한다. 센스가 있어야 한다. 나랑 대화 코드가 맞는 사람이 좋다. 진지한데 웃긴 사람이 좋다. 외모를 안 보고 센스와 말주변을 많이 보는 것 같다”

Q. 물티슈를 엄청 아껴 쓰는 등 절약이 생활화되어 있는데 이유가 있다면

“어릴 때부터 습관이다. 아빠가 되게 꼼꼼하고 부지런하다. 엄마는 되게 자유분방하고 반대다. 나는 아빠를 많이 닮은 것 같다”

Q.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섭외가 들어왔는데 부담이 없었다. 다른 방송은 요구하는 것이 좀 있었는데 ‘전지적 참견 시점’은 그냥 편한 대로 해달라고 하길래 출연했는데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하고 있다. 너무 편하고 즐겁게 하고 있다”

Q. 삼 남매가 어렸을 때부터 잘생기고 예쁜 것으로 유명했는지

“그렇지는 않다. 철용이(미르)는 어렸을 때 되게 통통했다. 근데 얘가 시골에서 할 게 없으니까 친구들과 농구를 하다가 살이 다 빠졌더라. 몇 년 만에 집에 내려갔는데 못 알아봤다. 언니도 어렸을 때 얼굴이 살에 묻혀있었다. 나만 말랐었다. 언니는 통통해도 예뻐서 인기는 많았다. 철용이는 커서 살이 빠지고 잘 생겨졌다(웃음)”

Q. 가장 자신 있는 요리는

“다 잘한다(웃음). 그래도 꼽자면 한식이다.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미역국이다. 미역국을 솥으로 끓여놓고 물처럼 먹는다. 정말 좋아한다(웃음)”

Q.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더 바라지도 않을 테니 지금처럼만 쭉 같이 갔으면 좋겠다”

Q. 대중들에게 고은아가 어떻게 기억됐으면 하는지

“옆집 언니 같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 그냥 지금처럼 편하게 생각해주면 좋겠다(웃음)”

에디터: 임재호
포토그래퍼: 장봉영
의상: 캘빈클라인 진, 대중소(大中小), FECT, ELIDEN
슈즈: 리복, H&M, 레이첼콕스
주얼리: 아스타쥬얼리, 바이가미
모자: 빈스모크
백: 엘레강스 파리
헤어: 정샘물인스피레이션 웨스트점 강미해 원장
메이크업: 정샘물인스피레이션 웨스트점 강여진 부원장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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