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만명이 응시하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3일 치러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불안이 공존하는 가운데 80세 늦깍이 수험생과 모녀 수험생이 시험에 응시해 눈길을 끈다.
1940년생 김난규씨는 올해 만 80세인 만학도다. 그는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학력인증 평생교육기관 일성여중고 학생으로 이번 수능에 응시했다.
충남 서산이 고향인 김씨는 8남매 중 첫째로 동생들을 공부시키고 돌보느라 학업을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 서울로 상경해 일찍부터 일을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씨는 "공부할 기회가 주어져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 학교에 그렇게 가고 싶어서 밭에서 일하면서도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던 기억이 난다"며 "공부할 수 있는 지금이 너무 좋고 제일 행복하다"고 밝혔다.
공부가 쉽지만은 않았다. 10년째 치매를 앓는 남편을 돌보는 상황에서 집안 살림과 학업 병행은 힘들었다. 젊은 시절 숙명여대 앞 의상실에서 일한 김씨는 "대학생들을 보며 학교에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며 "대학에 진학해 건강이 가능하면 대학원도 가고 싶다"고 했다.
고3 딸과 같은 고사장에서 시험을 보는 50대 어머니도 있다. 같은 일성여중고를 하께 다니는 김정희씨는 셋째 딸과 이날 수능을 치른다. 김씨는 4남매 중 첫째로 부모를 일찍 여의고 가장 노릇을 하느라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
그는 "19살에 서울에 온 뒤 항상 공부하고 싶었다"며 "돈 많이 벌면 꼭 공부해야지라는 마음으로 학원 전단을 수년간 가슴에 품고 다녔다"고 전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