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재 해학반도도, 국내서 보존처리 마치고 先공개

입력 2020-12-03 10:23   수정 2020-12-03 10:29


조선 말기 궁중에서 유행했던 '해학반도도(海鶴蟠桃圖)'가 미국으로 반출된 지 약 100년 만에 국내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과 국외소재문화재단은 국내에 들여와 보존처리를 마친 미국 데이턴미술관 소장 '해학반도도'를 특별전 '해학반도도, 다시 날아오른 학'을 통해 4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공개한다.

해학반도도는 십장생도(十長生圖)의 여러 소재들 가운데 바다(海), 학(鶴), 복숭아(蟠桃)를 강조해 그린 그림이다. 조선 말 궁중에서 왕세자의 혼례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위해 여러 점 제작됐다고 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소장된 '동궁병풍고건기(東宮屛風庫件記)' 등을 통해 왕세자의 천연두 완치를 기념하는 병풍으로도 여러 점 제작됐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해학반도도의 복숭아는 바다 위의 곤륜산에서 자라며 3000년에 한 번씩 열매를 맺기 때문에 장수를 상징한다. 학, 바다와 복숭아나무가 어우러진 선경(仙境)을 통해 영원한 삶에 대한 염원을 담아냈다.

19세기 말~20세기 초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데이턴미술관의 해학반도도는 세로 210.0㎝, 가로 720.5㎝로, 현재 남아있는 해학반도도 병풍 중 가장 크다. 배경에 금박을 사용해 매우 희귀한 작품으로 꼽힌다. 1920년대에 미국으로 반출되면서 병풍은 여섯 개의 판 형태로 변형됐다.

'국외 문화재 소장기관 보존 복원 및 활용 지원 사업'의 하나로 국내에 들여와 약 16개월 간의 보존처리를 통해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으며, 미국으로 가기 전에 국내에서 먼저 공개하는 것이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2013년부터 지금까지 8개국 23개 기관을 대상으로 43건의 국외 문화재 보존 및 복원과 활용 사업을 지원해왔다.

특별전 관람객에게는 건강을 기원하는 뜻에서 해학반도도의 복숭아를 닮은 빵을, 수능 수험표를 가지고 오는 수험생에게는 해학반도도로 디자인한 파일(서류철)을 소진될 때까지 준다. 소장기관 관계자, 한국과 일본의 회화 전문가, 보존처리를 맡았던 전문가가 참여하는 온라인 국제 학술행사도 열리며,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유튜브 계정으로 참여할 수 있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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