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없는 라면의 성수기는 여름이다. 비빔면과 비빔냉면 등 시원하게 먹을 수 있어 여름철이 전체 매출의 40~50%를 차지했다. 올해는 달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집콕' 기간이 길어지면서 라면 전체 시장이 커진 탓이다.
여름에만 잘 팔리던 비빔면은 기온이 떨어진 11월 말과 12월 들어 찾는 사람이 더 늘고 있다. 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늘면서 새콤하고 매운 맛의 비빔면을 찾는 수요가 일반 라면에 비해 더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국내 라면 시장은 코로나19 특수로 3분기까지 약 1조65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5.1% 성장,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12월에도 '집콕'이 이어지면서 이전 최대 기록인 2018년 시장 규모(2조930억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빔면 수요가 늘면서 비빔면 1위인 팔도는 지난 달 '어묵 국물 스프를 첨가한 한정판 팔도 비빔면'을 내놨다. '비빔면 윈터 에디션'은 올해로 3년째다. 지난해까지는 비빔면에 우동국물 스프를 별첨으로 넣었으나 올해는 어묵국물 스프를 담았다. 대파와 무, 멸치, 부산어묵 등을 분말로 만들어 물에 타면 간편하게 따뜻한 어묵 국물을 면과 함께 즐길 수 있다. 500만 개만 한정 판매하며 소비자 가격은 일반 팔도비빔면과 같다.
윤인균 팔도 브랜드 매니저는 "겨울철 한정판을 내놓으면서 비성수기 판매량이 연평균 35%씩 성장하고 있다"며 "함박눈이 내리는 패키지로 바꿔 계절감을 더했다"고 말했다.
오뚜기 진비빔면은 올 3월 출시됐다. 비수기인 9월 이후에도 꾸준히 판매량이 늘면서 '크리스마스 한정판'이 최근 출시됐다. 비빔면 안에 동결건조 방식으로 생산된 미역국 블럭이 들어 있어 뜨거운 물을 부으면 고소한 미역국이 만들어진다.
태양초 매운맛 양념에 사과와 타마린드 양념소스를 가미했고, 기존 비빔면보다 중량을 20% 가량 늘렸다. 오뚜기 관계자는 "진라면 매운맛의 노하우를 진비빔면 스프에도 담아 크리스마스 한정판으로 제조했다"며 "따뜻한 미역국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동안 온라인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라면은 짜파게티였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월 18일부터 10월 18일까지 뉴스와 각종 SNS 등 12개 채널 22만개 사이트에서의 주요 라면 정보량 1위는 짜파게티였다. 소비자 관심도를 나타내는 총 정보량은 30만6335건으로 2위인 신라면(22만7984건)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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