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선박왕'으로 불리던 권혁 시도상선 회장과 야구선수 출신인 임창용 씨가 국세청의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올랐다. 권 회장은 증여세 등 22억원을 내지 않았고 임 씨는 종합소득세를 비롯한 3억원의 세금을 체납했다.
최순영 전 신동아 회장과 조동만 전 한솔 부회장 등 고액 상습체납자 6965명
국세청은 6일 이들을 포함한 고액·상습 체납자 6965명의 명단을 국세청 누리집을 통해 발표했다. 체납자 외에 불성실 기부금단체 79개, 조세포탈범 35명의 인적사항도 공개했다. 고액·상습 체납자는 체납일로부터 1년이 지난 국세가 2억원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불성실 기부금단체는 거짓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했거나 기부금 영수증 발급명세서를 작성 및 보관하지 않은 단체를 의미한다.
조세포탈범 공개 대상은 장부를 소각 또는 파기하거나 경제적 능력이 없는 자의 명의로 위장하는 등 사기를 비롯한 부정한 행위로 조세를 포탈해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를 뜻한다.
올해 권 회장은 증여세 등 22억원을 내지 않아 고액·상습체납자가 됐다. 권 회장은 한 때 상선 160여척을 보유해 '선박왕'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2200억원이 넘는 세금을 빼돌린 혐의로 2013년 징역 4년에 벌금 2340억원을 선고받았다.
잠수함 투수로 명성을 날린 임 씨는 종소세 3억원을 내지 않아 체납자 명단에 올랐다. 임 씨는 한국과 미국 일본 프로야구 리그에서 24년간 활약하다 지난해 은퇴를 선언했다. 2015년 원정도박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도박 부동산 개인병원 운영업자가 체납 상위권 차지
올해 고액·상습 체납자 중 개인은 4633명이었다. 이 가운데 40대와 50대와 전체의 59.5%(2759명)로 과반을 차지했다. 올해 신규 체납자 중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이성록 씨가 1176억원을 내지 않아 체납액 1위를 기록했다. 신규 체납액 상위권 10명의 직업은 도박 관련업이 4명으로 가장 많았다. 부동산업이 2명으로 2위였고 치과병원, 서비스업 등도 있었다.
기존 체납자 중에선 도박업에 종사하는 홍영철 씨가 1632억원을 체납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체납왕에 올랐다.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은 종합소득세 등 1073억원을 내지 않아 체납액 3위였다.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714억원,양도세 등), 정보근 전 한보철강 대표(644억원, 증여세 등), 주수도 전 제이유그룹 회장(570억원, 법인세 등) 등이 뒤를 이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성실한 납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세법상 의무 위반자 명단을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체납자와 조세포탈범 등에 대해 엄정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