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코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최·주관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하는 ‘2020 우수 스포츠 기업(강소기업 분야)’에 선정됐다. 정영곤 렉스코 대표(56·사진)는 6일 “빠르고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운동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꾀했다. 이 덕분에 이젠 전국에 웬만한 피트니스센터에 우리 기구가 최소한 한 개쯤은 있는 것 같다”며 껄껄 웃었다.
1998년 설립된 렉스코는 국산 운동기구 기업 1.5세대다. 1세대 기업들은 해외 브랜드에 대부분 밀려나 명맥이 거의 끊겼다. 정 대표는 렉스코의 미래는 품질에 있다고 내다봤고 국내 생산을 고집했다. 이 덕분에 빠르게 변화하는 운동 트렌드에도 대응하며 안정성이 검증된 신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 제2 생산 기지 역시 국내를 택했다. 그는 “중국에서 제작하면 원가를 25~30%로 절감할 수 있지만, 가격 차이를 상쇄할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자고 생각했다”며 “지금도 제품 개발에 매출의 많은 부분을 쏟아넣고 있다”고 했다.
처음엔 투자자를 찾기 힘들 정도로 어려웠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도 그가 해결해야 할 숙제였다.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까지 하는 금형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 땅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하는 모험도 해봤다”는 게 그의 말이다.
끝까지 ‘품질’의 끈을 놓지 않은 렉스코 제품은 우수한 내구성으로 입소문을 탔다. 렉스코를 직접 써본 트레이너들의 호평이 ‘국산 브랜드=낮은 품질’이라는 선입견을 없애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트레드밀의 경우 현재 렉스코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에 달한다. 그는 “신뢰가 쌓이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고 했다.
렉스코는 지난해 영국과 노르웨이, 일본 등 약 17개국에 제품을 수출했다. 아프리카에서도 수출 상담이 들어온다. 정 대표는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원래 올해 수출 목표가 700만달러였다”며 “하반기부터 다시 해외에서 문의가 들어오고 있어 원래 목표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최근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한 운동 기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트레드밀과 사이클 외에도 모든 근력 운동 기구가 운동 데이터를 분석해 사람에게 전달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데이터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가기 위한 필수 투자 분야”라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