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헬스기구 품질 입소문…英·日 등 해외서도 러브콜"

입력 2020-12-06 18:12   수정 2020-12-07 00:49

렉스코(LEXCO)는 해외 브랜드가 지배하고 있는 피트니스 운동기구 시장에서 20년 넘게 장수한 국산 브랜드다. 명맥을 유지한 것만 해도 주목할 일이지만, 회사는 해외 시장까지 성공적으로 개척해 많은 국산 스포츠 브랜드의 롤 모델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렉스코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최·주관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하는 ‘2020 우수 스포츠 기업(강소기업 분야)’에 선정됐다. 정영곤 렉스코 대표(56·사진)는 6일 “빠르고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운동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꾀했다. 이 덕분에 이젠 전국에 웬만한 피트니스센터에 우리 기구가 최소한 한 개쯤은 있는 것 같다”며 껄껄 웃었다.

1998년 설립된 렉스코는 국산 운동기구 기업 1.5세대다. 1세대 기업들은 해외 브랜드에 대부분 밀려나 명맥이 거의 끊겼다. 정 대표는 렉스코의 미래는 품질에 있다고 내다봤고 국내 생산을 고집했다. 이 덕분에 빠르게 변화하는 운동 트렌드에도 대응하며 안정성이 검증된 신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 제2 생산 기지 역시 국내를 택했다. 그는 “중국에서 제작하면 원가를 25~30%로 절감할 수 있지만, 가격 차이를 상쇄할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자고 생각했다”며 “지금도 제품 개발에 매출의 많은 부분을 쏟아넣고 있다”고 했다.

처음엔 투자자를 찾기 힘들 정도로 어려웠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도 그가 해결해야 할 숙제였다.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까지 하는 금형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 땅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하는 모험도 해봤다”는 게 그의 말이다.

끝까지 ‘품질’의 끈을 놓지 않은 렉스코 제품은 우수한 내구성으로 입소문을 탔다. 렉스코를 직접 써본 트레이너들의 호평이 ‘국산 브랜드=낮은 품질’이라는 선입견을 없애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트레드밀의 경우 현재 렉스코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에 달한다. 그는 “신뢰가 쌓이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고 했다.

렉스코는 지난해 영국과 노르웨이, 일본 등 약 17개국에 제품을 수출했다. 아프리카에서도 수출 상담이 들어온다. 정 대표는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원래 올해 수출 목표가 700만달러였다”며 “하반기부터 다시 해외에서 문의가 들어오고 있어 원래 목표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최근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한 운동 기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트레드밀과 사이클 외에도 모든 근력 운동 기구가 운동 데이터를 분석해 사람에게 전달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데이터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가기 위한 필수 투자 분야”라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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