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외교 정책과 관련해 "북한 김정은과 잘할 것 같지 않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대선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유세에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시종 일관 바이든 당선인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히며 미 대통령 선거가 조작됐다는 기존 주장을 고수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州)에서 진행된 유세에 참석해 본인의 임기 중 북한과 대치한 상황을 언급하고 "모두가 전쟁을 이야기했지만 우리는 관계를 발전시켰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향후 들어설 바이든 행정부의 관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바이든)가 북한 김정은과 어떻게 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어 "그리 잘할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임기 중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톱다운식 정상 외교'를 구사했고, 이를 통해 전쟁을 막았다는 점을 피력해왔다.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를 포용,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방치했다고 비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폄하하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본인의 임기 중 미국이 탈퇴한 파리기후협약, 이란과의 핵합의 등을 언급하고 바이든 당선인의 다른 외교 정책을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이 기후변화특사로 임명한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을 거론했다. 그는 "훌륭한 협상가인 존 케리, 그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첫째, 파리 기후협약을 되돌려 놓는 것"이라며 "그건 우리에게 많은 비용을 치르게 하는 것으로, 미국을 파괴시키기 위해 고안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두번째로 그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이란에 수십억 달러를 주자는 것"이라며 바이든 당선인이 이란과의 핵합의를 다시 체결하려고 이란에 돈을 대줄 것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미국 대선이 조작됐다는 주장을 고수하면서 자신의 불복을 정당화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7400만표 이상 얻었는데도 그들은 우리가 패배했다고 납득시키려고 한다"며 "민주당 극단주의자들은 선거 도둑질을 당장 멈추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내가 졌다면 난 아주 품위있는 패배자가 됐을 것이다. '내가 졌다'라고 말하고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로 내려가 쉬면서 '그래도 난 잘했어.' 이렇게 말하고 다녔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들이 (선거를) 훔치고 조작하고 도둑질한 것이라면 절대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세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도둑질을 멈추라"," 4년 더"라고 외치며 호응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악화하고 있지만 행사장에 모인 대다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점이 눈에 띄었다.
한편, 이날 유세는 내년 1월 5일 2석이 걸린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를 앞두고 미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열린 행사다. 미 민주당이 모두 승리해야 상원에서 공화당과 동률(각각 50석)을 이루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유세장에 함께 나왔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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