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대국' 일본의 인터넷슈퍼 한판 승부

입력 2020-12-06 16:53   수정 2020-12-07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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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의 장점을 결합한 ‘인터넷슈퍼’가 일본에서 뜨고 있다. 이를 둘러싼 대형 유통회사와 정보기술(IT) 대기업 간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일본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 라쿠텐은 지난달 15일 일본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세이유그룹을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함께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라쿠텐의 세이유 인수는 일본에서 인터넷슈퍼마켓 경쟁의 막을 올린 거래로 평가된다.

2019년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10조엔으로 전체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에 불과하다. 세계 평균(14%)의 절반 수준이다.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강세를 유지하는 일본이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인터넷슈퍼가 급성장하고 있다. 라쿠텐이 세이유와 손잡고 2018년 하반기부터 시작한 인터넷슈퍼의 매출은 올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했다.

라쿠텐과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을 양분하는 아마존닷컴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소매시장 융합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7월 일본 슈퍼마켓 체인인 라이프코퍼레이션과 제휴해 수도권에서 인터넷슈퍼 사업을 시작했고, 최근 오사카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아마존과 라쿠텐 모두 1억 명의 회원을 보유한 온라인 플랫폼에 인공지능(AI) 분석기술을 접목해 소비자를 인터넷슈퍼로 유인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온라인 상거래 업체들이 오프라인 유통시장까지 밀고 들어오자 전통 유통기업들은 텃밭 사수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최대 유통기업 이온은 영국의 인터넷슈퍼 오카도와 제휴해 2023년부터 신선식품을 점포를 거치지 않고 물류창고에서 소비자에게 직배송하는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일본 최대 편의점 체인인 세븐일레븐은 전국 2만1001개의 점포망을 활용해 인터넷으로 주문받은 상품을 가까운 편의점에서 30분 이내에 배달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요시다 아키오 이온 사장은 “코로나19 이후 모든 사업 분야에서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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