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3N, 세계 유일 영상전송기술 구현

입력 2020-12-06 17:09   수정 2020-12-07 01:04


경기 수원의 삼성전자 본사 임원실에선 약 2700㎞ 떨어진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무선기기 생산 공장의 가동 실황을 55인치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무선기기 생산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 현지 원격 서버가 즉각 감지하고 관제센터 모니터에 알람을 울린다.

‘대용량 영상 데이터 전송기술(PoD)’이 적용된 원격 통합관제센터 운영 사례다. PoD는 원격지에서 전송한 영상의 해상도를 최종 사용자의 필요에 맞게 조절해 대역폭(신호를 전송할 수 있는 주파수 폭)을 절약하는 데이터 전송 기술이다. 글로벌 데이터 기업 엔쓰리엔은 원격지의 모니터 화면을 영상 소스로 변환하는 장비(RDS)를 활용해 이 같은 독자 기술을 구현했다.
전 세계 제조기지에 원격제어 실현
남영삼 엔쓰리엔 대표는 1999년 회사 설립 초기부터 영상 데이터 전송 기술개발에 매달렸다. 인터넷 보급이 확산되면서 대용량 영상 데이터 전송 기술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엔쓰리엔은 2000년대 초반 PoD 기술이 적용된 사물인터넷(IoT) 통합 모니터링 플랫폼 ‘이노와치’를 출시했다. 수십만~수백만 대의 카메라에서 전송하는 영상을 추가 네트워크 비용 부담 없이 고화질·실시간으로 한곳에서 볼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이 알려지면서 2009년 미국 조지아의 기아자동차 공장에 이노와치가 적용된 통합생산관제 시스템이 구축됐다. 이후 현대자동차그룹의 37개 해외 제조 공장에 IoT 데이터 및 폐쇄회로TV(CCTV)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했다.

삼성전자도 2012년 무선사업 부문 베트남 공장을 시작으로 35개 해외 공장에 지도 기반 개방형 비디오 플랫폼을 적용한 엔쓰리엔의 통합보안솔루션을 설치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매달 수십억원의 네트워크 비용과 연간 수백억원에 이르는 엔지니어 출장비를 절감하고 있다.

엔쓰리엔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영상 기반 관제 시스템을 한 단계 더 고도화한 ‘위즈아이’를 2015년 출시했다. 포스코는 친환경 제철기술이 적용된 생산설비에 위즈아이를 적용해 원격지 공장의 실시간 영상 모니터링과 함께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및 분석, 시각화하고 있다. 남 대표는 “대부분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러 있는 전 세계 제조 공장을 우리 기술로 디지털화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교통사고·길거리 범죄 등도 잡아내
엔쓰리엔은 다국적 네트워크 회사 시스코(CISCO)의 투자 심의를 통과한 국내 유일의 기업이기도 하다. 시스코의 스마트시티 운영플랫폼(CKC)에 영상 내용을 실시간 분석하는 비디오 AI 모듈을 납품하고 있다. 인도 자이푸르 등 시스코가 구축한 세계 33개 스마트시티에 들어가 있다. 주차 시스템, 가로등 관리, 공공 CCTV 등의 운영과 관리에 활용되고 있다.

엔쓰리엔은 카메라가 스스로 영상 내용을 분석하도록 기능하는 EoD(Eye on Demand) 칩셋을 개발 중이다. 길거리에서 범죄가 발생하면 CCTV에 내장된 AI 칩셋이 이를 인지하고 관제센터에 알리는 방식이다. 최종 사용자가 필요한 영상을 영상기기가 직접 선별해 전송하기 때문에 대용량이 단점인 데이터 전송 효율을 대폭 개선할 수 있다. 향후 자율주행차, 공공 CCTV 등 모든 영상기기의 필수 부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 대표는 “조선, 물류, 유통, 금융 등 각 산업 선두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영상 AI 기반의 산업별 글로벌 플랫폼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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